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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버틸만한 장기금리 5%’ 보고서에서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반드시 주식시장 급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현재 금리 상승에는 경기 회복과 성장 기대가 반영돼 있는 만큼 금리 수준만으로 증시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과거 장기금리 급등 국면과 현재의 차이는 경기와 인공지능(AI) 투자에 있다. 2023년 10월 미국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섰을 당시에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리가 올랐다. 반면 현재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AI 투자가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는 장기금리와 증시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로 꼽혔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잉여현금흐름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자본지출을 늘리면서 올해 들어 채권 발행도 확대하고 있다.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시장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높은 조달금리에도 AI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기업들이 6~7% 수준으로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30% 수준의 마진을 확보하고 매출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투자를 지속할 유인이 있다고 봤다. 결국 금리 자체보다 AI 산업의 성장성과 기업들의 수익성 증명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대신증권은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서는 성장세 개선을 원화 강세의 핵심 배경으로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8%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은 우리나라가 2026~2027년 연속으로 3%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미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화 흐름도 반전됐다. 올해 상반기 원화는 달러 대비 7.3% 절하됐지만 하반기에는 10% 넘게 절상되며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강세를 나타냈다. 대신증권은 그동안 무역흑자가 원화 강세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했던 배경으로 기업들의 환전 지연과 자본 유출을 꼽았다.
2024~2025년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올해 상반기에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가 주요 자본 유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7월 이후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가 급감하면서 무역흑자에 따른 달러 공급이 원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은 이미 1300원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58.4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0.2원 내렸다. 추석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과 위험선호 회복 등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율의 단기 전망에 대해서는 대신증권이 1300원 초반을 저항선으로 제시했다. 과거 달러·원 환율의 단기 조정이 최대 15% 수준에서 마무리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고점 대비 15% 하락한 1320원가량이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9월 초 환율이 1330원대에 진입했을 당시 국민연금의 환헤지 중단 소식이 나온 점도 1300원 초반의 저항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 가능성을 열어뒀다. 우리나라의 무역흑자가 일시적인 경기 사이클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진다면 원화 강세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1300원대 중반에서는 원화가 더 이상 유의미하게 저평가됐다고 보기 어렵지만, 팬데믹 이후 달러인덱스와 원화 가치 사이에 벌어진 괴리는 여전히 남아 있다.
대신증권은 팬데믹 이후 구조화됐던 한·미 간 성장률과 금리 역전이 뒤집히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날 경우 원·달러 환율의 1200원대 진입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봤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0.9% 오른 7080.92, 코스닥은 1.21% 상승한 844.48에 마감했다. 삼성전자(005930)는 3.25%, SK하이닉스(000660)는 1.2% 올랐고 코스닥에서도 원익IPS(240810), 피에스케이(319660) 등 반도체 장비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중동 이슈와 금리 등 거시경제 변수의 하방 압력이 완화되는 가운데 AI 투자심리 개선이 상방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휴 이후에는 미국·중국 정상회담과 마이크론 실적, 9월 수출 지표, 삼성전자 잠정실적 등 반도체 관련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관련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무역흑자가 일시적인 사이클이 아닌 중장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지고 한·미 간 성장률과 금리 역전이 구조적으로 되돌려진다면 원·달러 환율의 1200원대 진입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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