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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철강재의 일본 수출량은 164만4575톤(t)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0만9109t보다 약 4% 감소한 규모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국의 보호무역 기조까지 강화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여건은 갈수록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은 국내 철강업계에 중요한 수출시장이다. 미국, 유럽연합(EU)과 함께 주요 수출처로 꼽히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자동차와 가전, 건설 등 철강 수요산업도 발달해 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철강재 수출량 2825만t 가운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338만t으로, 약 12%에 달했다.
문제는 최근 일본이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앞세워 수입 철강재에 대한 규제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기업들 역시 수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은 최근 한국과 중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이 덤핑 가격으로 수입돼 자국 산업에 실질적인 피해를 줬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은 철강재 표면에 아연을 입혀 부식에 강하도록 만든 제품으로, 가드레일과 주택·울타리 등 건축자재와 가전제품 부품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일본 정부는 한국산 제품의 덤핑 마진율이 최대 42.69%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약 29.2%를, 현대제철, 동국제강, KG스틸 등에는 약 38% 반덤핑관세율을 적용했다. 반덤핑관세는 수출가격이 수출국의 정상가격보다 낮고 이로 인해 자국 산업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될 경우 가격 차이 등을 관세로 보전하는 무역구제 조치다.
대일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는 이유는 일본의 무역장벽이 도금강판에 그치지 않아서다.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은 한국·중국·대만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도 각각 착수했다. 열연강판은 자동차와 건설자재, 강관 등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기초 철강재다. 냉연강판 역시 자동차 부품과 가전, 배터리 케이스 등 다양한 제조업에 공급된다.
업계에서는 열연·냉연강판까지 실제 관세 부과로 이어질 경우 대일 수출의 3분의 2가량이 반덤핑 규제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감소세에 들어선 대일 수출이 추가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포스코는 이달 7일 일본 재무성에 용융아연도금강판에 대한 잠정 반덤핑관세가 과도하다는 취지의 반박의견서를 제출했다. KG스틸 역시 같은 날 판정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반박의견서를 냈다.
업계에서는 통상 대응과 함께 국내 철강산업의 수출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정 국가와 범용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수요 성장이 예상되는 신흥시장과 고부가 철강재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철강산업의 구조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은 최근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저탄소 고부가 철강 사업 기획연구’ 용역을 내고 관련 연구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 고부가 강종 비중이 10% 내외에 머무는 상황에서 범용재 중심의 산업구조를 저탄소·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주요국의 무역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개별 통상 대응과 함께 고부가 제품 확대와 수출시장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