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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전두환 회고록’ 3권 ‘황야에 서다’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2월 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한 뒤 대권 도전을 시사하며 전 전 대통령에게 지원을 부탁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은 “나는 생각 끝에 완곡하게 그런 뜻을 접으라는 말을 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박 의원의 여건과 능력으로는 무리한 욕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박 의원이 대통령이 되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봤고 실패했을 시 아버지를 욕보이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하라고 했다”고 서술했다.
전 전 대통령은 또 회고록에 1987년 6월 대통령 직선제 개헌에 반대하는 노태우 전 대통령(당시 민정당 대표)을 설득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게 “격화하는 소요를 물리적으로 진정시키려면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데 나는 임기 중 군대를 동원하는 일을 끝까지 피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했다. 또 “직선제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야당이 선거를 보이콧할 것이고 그런 식으로 당선되더라도 불안한 집권이 될 것”이라며 “야당이 현행 간선제를 기습적으로 수용하더라도 여론이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은 그 뒤 직선제 개선을 받아들인 노 전 대통령이 “제가 직선제 수용을 포함한 민주화 조치 건의를 하고 각하께서 크게 노해서 호통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욱 효과가 있겠습니다. 그렇게 해주십시오”라고 했다고 서술했다. 이에 전 전 대통령은 “역사에는 비밀이 없고 언젠가는 밝혀질 텐데 국민들이 느낄 허탈감과 분노를 어찌 감당할 것인가. 노 대표가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