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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국중박에 수장 공백…남은 과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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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연 기자I 2026.10.22 17: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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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관장 '친일파 유묵' 논란으로 사임
유료화·제2상설전시관 등 과제 산적…동력 이어갈까
박물관 측 "내부 공감대 형성된 사업들…큰 차질 없을 것"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유홍준(77)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사퇴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수장 공백 사태를 맞았다. 관람료 유료화, 제2상설전시관 건립, 주차장 요금 인상 등 박물관이 풀어야 할 과제가 남은 가운데 수장 공백이 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인 소장품 전시 및 검증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마지막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인 소장품 전시 및 검증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마지막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유 관장은 지난 21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 관장의 사직안을 재가했고, 유 관장은 22일 공식적으로 박물관을 떠났다.

앞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는 유묵 ‘일반시국은’이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돼 전시됐다. 그러나 이 유묵은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로 확인됐고, 유 관장의 개인 소장품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개인 소장품을 전시에 들이면서 검증이 미흡했던 점, 여러 차례 사과하면서도 소장 사실을 밝히지 않은 점 등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자 유 관장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물관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관람객 650만명을 돌파하며 세계 박물관 가운데 3위에 올랐고, 올해는 7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관람객이 몰리면서 관람료 유료화와 공간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던 참에 이를 이끌던 수장이 자리를 비우게 된 것이다.

당면한 과제는 유료화다. 박물관 관람객은 2024년 380만명에서 지난해 650만명으로 70% 이상 급증했다. 관람객이 크게 늘면서 관람료를 받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박물관은 유료화에 대비한 시뮬레이션을 위해 ‘고객정보통합관리’(CRM) 체계 구축과 ‘온라인 통합 예약·예매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예약·예매 시스템 시범 운영에 들어갈 전망이다. 유 관장은 지난 2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 초청 강연에서 “무료이기 때문에 관람 태도가 이완된다는 점, 국중박의 무료 입장이 사립박물관·전람회 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고려하는 것”이라며 유료화를 추진해왔는데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시설 확충도 과제다. 박물관은 제2상설전시관 건립과 어린이박물관 확장, 편의시설 확충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 관장은 외부 강연 등을 통해 그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그는 “박물관의 1일 최대 수용인원은 1만5000명인데, 지난해 성수기엔 4만명이 입장하는 수준이었다”며 “용산미군기지 일부를 빼서 제2상설전시관 신설에 썼으면 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화상품 브랜드 ‘뮷즈’와 ‘분장놀이’까지 히트하며 박물관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유 관장의 불명예 퇴진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유 관장 개인의 ‘브랜드 파워’가 국립중앙박물관의 대중적인 인기를 견인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박물관에 필요한 사업을 안팎에 적극적으로 알리며 추진력을 보탠 것도 그였다.

한 박물관계 인사는 “유 관장은 문화유산을 대중 곁으로 끌고 온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그의 성과까지 폄하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립중앙박물관은 원래 유물을 선정해 전시하는 과정까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꼼꼼하게 검토한다”며 “그 시스템대로 빠르게 정상화되고,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후임이 정해지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사표는 수리됐지만 직무대리 발령은 아직 나지 않았다”며 “직무대리 체제로 가더라도 내부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어 크게 문제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계 관계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나라 전체 박물관을 대변하는 대표성 있는 기관”이라며 “박물관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고, 무엇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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