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美 끝까지 적대적 속내"…북미 대화 거리두기?(종합)

김인경 기자I 2025.11.06 13:48:52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로 담화 내놓아
"인내력 가지고 상응하게 대응할 것" 반발
대화제의에 침묵하던 北, 美 제재에는 바로 응수
북미대화 염두에 둔 톤 조절 분석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최근 미국 정부가 연이어 대북제재 조처를 한 데 대해 북한이 “미 행정부가 우리를 끝까지 적대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상 우리 역시 언제까지든지 인내력을 가지고 상응하게 상대해줄 것”이라고 반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도 이에 당장 응할 의도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은철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은 ‘우리 국가에 끝까지 적대적이려는 미국의 속내를 다시금 확인한데 맞게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한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내놓았다.

김 부상은 “미국의 악의적 본성이 또다시 여과 없이 드러났다”며 “새 미 행정부 출현 이후 최근 5번째로 발동된 대조선 단독제재는 미국의 대조선정책변화를 점치던 세간의 추측과 여론에 종지부를 찍은 하나의 계기”라고 말했다.

이어 “미 행정부가 상습적이며 아주 전통적인 방식으로 또다시 변할 수 없는 저들의 대조선적대적 의사를 재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 부상은 “미국은 압박과 회유, 위협과 공갈로 충만된 자기의 고유한 거래방식이 우리 국가를 상대로 언제인가는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와 미련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 제재가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우리의 대미사고와 관점에 아무러한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현 미 행정부의 제재 집념은 치유불능의 대조선정책실패를 상징하는 대표적사례로 기록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은 제아무리 제재 무기고를 총동원해도 조미 사이에 고착된 현재의 전략적 형세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변경시킬 가능성은 영(0) 이하라는 데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실패한 과거의 낡은 각본을 답습하면서 새로운 결과를 기대하는 것처럼 우매한 짓은 없다”고 경고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4일(현지시간) 북한 정권의 사이버 범죄 수익 자금 세탁에 관여한 북한 국적자 8명과 북한 소재 기관 2곳을 제재 대상으로 새롭게 지정했다. 제재 대상이 된 개인 및 기관은 미국 내 모든 자산이 동결되며 이들과의 미국 내 거래 역시 금지된다.

하루 전인 3일(현지시간)에도 미 국무부도 북한산 석탄·철광석의 대중국 수출에 관여한 제3국 선박 7척에 대해 유엔 제재 대상 지정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제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방한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타진했지만 북한의 무응답으로 불발된 직후 이뤄지며 눈길을 끌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제재를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를 ‘변하지 않는 적대성’의 증거로 제시하며 대화나 협상 가능성을 부정했다”며 “미국 측의 추가 제재가 이뤄질 경우 북·미 간 강대강 대결이 재연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외무성의 미국 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로 수위를 낮춘 점은 눈여겨 봐야 한다는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재에 대한 대응이긴 하지만 수위가 낮다”며 “실무선인 (미국 담당) 부상이 이야기했고, 내용도 절제된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역시 “트럼프 행정부 등 직접 거명 없이 현 행정부 등으로 포괄적으로 언급했으며 미 제국주의, 강탈 등 자극적 용어나 규탄, 배격 등의 용어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현재 조치는 실무부서에서의 조치 정도이지 지도자 수준의 압박은 아니며, 북미간 거래가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조치도 실질적인 효과가 크지 않다”면서 “APEC 계기 회동 가능성을 조율하며 물밑에서는 어떤 대화들이 오갔을 수도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 북미 회동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제45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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