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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5월 9일 이후 매물 잠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정부의 정책 의지는 과거와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로 투기적 매수가 원천 차단돼 있고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도 낮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잠겨 있는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실거주자에게 돌아가도록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아파트 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배제 혜택도 살펴보고 있다고 공식 언급했다.
정부의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엑스(X·옛 트위터)에 “서울 시내 등록임대주택 약 30만호(아파트 5만호)는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감면과 영구적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라는 특혜를 받는다”며 “같은 다주택인데 한때 등록임대였다는 이유로 영구적으로 특혜를 줄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있다”고 거론한 바 있다.
등록임대사업자는 8년 의무임대기간 동안 임대료 인상 제한 등 규제를 수용하는 대신 양도세 중과배제 혜택 등을 받아왔다. 정부는 의무임대기간 종료 이후까지 사실상 유지되는 혜택 구조가 시장 왜곡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록민간임대주택 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민간임대주택(준공공임대 포함)은 총 34만여가구에 달한다. 상당수는 문재인 정부 시기 등록임대 활성화 정책에 따라 2017~2018년 등록된 물량이다. 특히 올해는 당시 등록된 매입임대주택들의 8년 의무임대기간 종료가 본격화하는 시점이다. 준공공임대를 제외한 주거형 장기등록임대주택 가운데 올해 의무임대기간이 만료되는 물량만 서울 기준 약 2만여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시장에서는 등록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시 매물 출회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2013~2018년 등록된 단기·준공공 임대사업자 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강남3구와 한강벨트 등 인기 지역도 과거 임대사업 등록이 가능했던 만큼, 유예기한을 정해 양도세 중과배제를 시행한다면 양도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 물량 출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는 정책 신뢰 훼손 논란을 안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등록임대사업자는 정부가 제시한 조건에 따라 장기간 의무임대를 수행한 대신 양도세 중과배제 혜택을 받는 구조”라며 “이미 의무를 이행한 사업자에게 사후적으로 혜택을 축소하면 사실상 소급 적용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를 바꾸더라도 신규 등록 사업자부터 적용하는 방식이어야 정책 일관성과 법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 낀 매매’ 허용 시 갭투자 우려…전월세 충격도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도 매물 유도 방안을 마련 중이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 목적 거래가 원칙이어서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거래가 쉽지 않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에 한해 일정 기간 실거주를 유예하는 방식으로 ‘세 낀 매매’ 허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앞서 다주택자 세 낀 매매 허용 당시 적용됐던 ‘2년 내 실거주’ 방식이 준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정부는 지난 2월 다주택자에 대해 세 낀 매매를 한시 허용하면서 2028년 2월까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는 물건에 대해 실거주 전입 의무를 조건으로 거래를 허용했다.
문제는 이 같은 실거주 유예 방식이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핵심 원칙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토허제는 실거주 목적 거래만 허용하고 있어 세입자가 있는 주택은 매매가 어렵다. 그러나 비거주 1주택자에 한해 세 낀 거래를 허용하면 전세를 낀 채 매수한 뒤 계약 만료 이후 입주하는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갭투자 수요가 다시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월세시장 불안 가능성도 거론된다. 등록임대사업자 매물 출회가 늘어날 경우 임대 물량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낀 매매 허용 역시 매도나 집주인 실거주 전환 과정에서 세입자 퇴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전세 공급 감소와 세입자 이동 수요가 맞물려 전월세 시장의 수급 불안과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가 최근 등록임대사업자와 비거주 1주택자를 동시에 겨냥하는 것은 결국 단기 공급 부족 상황에서 기존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양지영 신한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등록임대사업자 혜택 점검과 비거주 1주택 규제 모두 단기 신규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에 잠겨 있는 매물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기존 주택 보유자에 대한 매도 압박만으로는 공급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양 위원은 “문재인 정부 때도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강화 이후 기대만큼 매물이 늘지 않았고 오히려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며 “유예 기간에는 일시적으로 매물이 나오더라도 규제가 본격 시행된 이후에는 다시 매물 잠김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속적인 매물 공급을 위해서는 규제뿐 아니라 유인책도 함께 필요하다”며 “고령층 다주택자의 경우 다운사이징이나 연금 전환 등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노후 현금흐름 확보와 거주 안정 문제를 함께 풀어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