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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 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지는 응당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가칭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했다.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자는 게 아니라, 호황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초과세수를 어떤 원칙으로 분배할지 사전에 설계하자는 취지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코스피는 장중 한때 5.1% 급락했다. 시장은 ‘국민배당금’을 AI·반도체 기업을 겨냥한 초과이익세(횡재세)의 사전 포석으로 읽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그러나 김 실장이 “기존 세금 체계에서 발생하는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삼는 것”이라고 부연하자 지수와 관련 종목은 상당 폭 낙폭을 만회했다. 이날 장중 7999을 찍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9% 하락한 7643.15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2.32% 내린 1179.29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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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바드 오디에 싱가포르의 호민 리 전략가는 “코스피 급락의 방아쇠는 청와대 정책실장의 예상치 못한 AI 배당금 발언이었다”면서 “김 실장이 횡재세 도입이 아니라고 부인하자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프랭클린 템플턴 인스티튜트의 크리스티 탄 수석 투자 전략가는 “김 실장의 제안은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삼는 것이어서 납세자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건 아닌지 경계할 수 있다”며 “아시아 경제권이 디지털화와 AI가 만드는 공동의 미래에 대한 소유권 신호를 보내려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배 급증하고,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239조원에 달하는 상황을 배경으로 꼽았다. 그는 “AI 시대의 초과이윤은 메모리 기업 주주, 핵심 엔지니어, 자산 보유자 등 생산자산에 접근한 계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다수 중산층은 원화 강세에 따른 구매력 개선 등 간접 효과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체적 재원 활용 방안으로는 청년 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노령연금 강화, AI 전환 교육 계좌 등을 예시로 들었다. 김 실장은 2021~2022년 반도체 호황기 초과세수가 원칙 없이 소진됐다고 지적하며 “이번 AI 인프라 사이클의 규모는 그때와 비교가 안 될 만큼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가 1990년대 석유 수익을 국부펀드에 적립한 사례도 참고 모델로 거론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노동조합과 정부 중재 임금 협상 마지막 날을 맞았다. 삼성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반도체 부문 직원에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18일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기로 합의한 것도 협상의 준거 사례로 거론된다.
시장은 ‘횡재세가 아니다’라는 해명으로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AI 수익 분배 논의 자체는 이미 수면 위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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