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5일 이억원 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금융보안원 및 전 금융권 협회장들과 ‘AI시대 보안체계 혁신을 위한 전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최근 해킹 사고의 현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범정부 공동 대응을 위해 국무조정실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경찰청,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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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개사 해킹에 뚫려…배상 등 소비자 보호 조치 감독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이후 신고된 금융권 침해사고는 37개사, 40건이다. 업권별로는 전자금융업자가 10개사로 가장 많았고 금융투자사·저축은행 각 5개사, 은행·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 각 4개사, 보험사·가상자산사업자 각 3개사, 여신전문금융사 2개사, 상호금융 1개사다.
정보유출 규모는 47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유출 정보에는 임직원과 고객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등이 포함됐다. 일부 가상자산거래소와 전자금융업자, 온투업자에서는 회사가 관리하는 자금이 탈취돼 약 10억원의 금전 피해가 발생했다. 가상자산 핫월렛(인터넷에 연결된 지갑)과 소비성 포인트, 온투업 예치금 등 고객 자금을 통합 관리하는 계정 등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사고 업체가 관련 법률에 따라 배상 등 소비자 보호 조치를 다하도록 지도·감독할 방침이다. 전자금융거래법은 해킹 등 침해사고로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금융회사 등의 무과실 배상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에도 보험 가입이나 적립금 마련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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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의 보이스피싱 피해금 배상 추진…통신사 책임도 논의
금융사의 2차 피해 예방 노력을 높이기 위해 고의·과실이 없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는 ‘무과실책임’ 법제화도 추진한다. 금융위는 강준현·조인철 의원이 발의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를 지원할 계획이다. 개정안에는 송금계좌와 수취계좌 금융회사가 보상금을 절반씩 분담하고, 1000만~5000만원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보상한도를 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위는 금융사의 부담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하위 규정 등을 통해 보상 대상과 한도, 면책 범위 등 구체적인 적용 요건을 설계할 예정이다. 통신수단을 매개로 이뤄지는 보이스피싱 범죄 특성상 통신사에 대한 책임 부여도 필요하다고 보고, 관계 부처와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무과실 배상책임제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거나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정교한 법·규제 설계가 요구될 전망이다. 최경진 한국정보법학회장(가천대 교수)은 “무과실 배상책임제를 잘못 설계하면 피해를 입어도 어차피 배상받을 수 있다는 도덕적 해이가 생길 수 있다”며 “보이스피싱 범죄자들도 보상 한도만큼은 더 쉽게 탈취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범죄 수법을 고도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교한 요건을 만들기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며, 한편으로는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피해자의 신속한 신고를 유도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융사와 통신사의 책임 분담 방식에 대해서는 “한 사건을 두고 금융사와 통신사의 배상 비율을 따지는 일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기존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를 토대로 공적 기금을 조성하고 각 업권이 재원을 분담해 그 안에서 피해를 보상하는 방안이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금융위는 580여개 금융사의 외부접점과 보안 내부통제 체계를 연말까지 전수점검하고,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유통에 대한 감시·차단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방어체계 구축을 뒷받침하기 위해 망분리 규제 전면 해제를 추진하고, 가상자산사업자·보험대리점(GA) 등으로 보안 규율을 확대하는 ‘디지털금융 안전법’을 내년 1분기 중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