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으로 이란 정권 교체? 美싱크탱크 "트럼프의 도박"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상윤 기자I 2026.03.03 18:09:19

친미정권 재편 시나리오
①정권붕괴, 친미 과도정부 출범
②혁명수비대 결속, 군부체제 재편
③정권 생존 속 권력투쟁 장기화
"군사적 타격과 정권 교체는 별개"
'호메이니 손자' 차기지도자 급부상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습이 끝나면 이란 국민이 정권을 전복하라”고 촉구하면서 이란 내 친미 정권 재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주요 싱크탱크와 중동 전문가들은 군사적 타격과 정권 교체는 별개의 문제라며 과도정부 구성이나 전후 통치 구상 등 후속 전략이 구체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낙관론은 이르다며 신중한 평가를 하고 있다.

‘친미 정권 재편’의 경로는 크게 세 갈래로 압축된다. 정권 붕괴와 함께 친미·친서방 성향의 과도정부의 출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권력을 흡수해 군부 중심 체제로 재편, 정권이 타격을 입으면서도 버티거나 권력투쟁이 장기화하며 혼란이 이어질 때다. 첫 번째 시나리오가 가장 바람직해 보이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전제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거리 시위가 아니라, 군·정보기관 내부의 집단 이탈과 엘리트 분열이 동반돼야 가능한 경로다.

지난해 6월 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남부 호메이니 영묘에서 열린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서거 36주년 추모식에서,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 하산 호메이니(오른쪽)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옆에 서 있다. 하메네이는 미국의 이번 공습으로 사망했다. (사진=로이터)
로이터통신은 이슬람공화국 창시자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인 하산 호메이니가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53세인 하산 호메이니는 고(故) 호메이니의 15명 손주 가운데 가장 대외적으로 알려진 인물로 비교적 온건 성향으로 평가된다. 개혁 성향의 전직 대통령인 모하마드 하타미, 하산 로하니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들 정부는 재임 시절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했다. 특히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 등 강경 진영 인사들과 잠재적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의 대표적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아틀란틱 카운슬의 네이트 스완슨 선임연구원은 “지상군 투입이나 조직화한 무장 반대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정권 붕괴를 기대하는 것은 대단히 큰 도박이다”며 “공습이 체제 균열의 촉매가 될 수는 있어도 곧바로 친미 과도정부 수립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결국 ‘정권 붕괴’와 ‘정권 대체’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혁명수비대가 권력을 장악하는 군부 주도 체제다. 조너선 패니코프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중동 담당 부국장은 정권이 압박을 받을수록 오히려 혁명수비대가 결속해 권력을 흡수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이른바 ‘IRGC스탄’ 모델을 언급하며 형식상 새 최고지도자를 세우되 실권은 군부가 장악하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방법은 초기 강경 통치와 내부 단속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제재 완화와 경제 회복을 위해 미국과 제한적 협상을 시도하는 ‘전술적 유연성’을 보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이런 체제가 곧 친미 정권으로 전환한다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외부 위협을 명분으로 군부 권력이 제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재로선 단기적으로 가장 현실적인 경로로 평가받는다.

세 번째는 정권이 상처를 입고도 생존하거나 권력투쟁이 길어지면서 혼란을 야기하는 시나리오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레이 타키 선임연구원은 “폭격으로 정권을 소멸시키는 전략은 역사적으로 성공 사례가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이념 기반의 체제이자 다층적 권력 구조로 되어 있어 외부 충격만으로 붕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대규모 시위가 강경 진압된 사례를 언급하며 “대외적 타격이 곧 내부 붕괴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틀란틱 카운슬의 대니 시트리노위츠 연구원 역시 이번 작전이 ‘정권교체’라는 추상적 목표를 내걸었지만 명확한 종결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결정적 내부 변수가 발생하지 않으면 소모전과 보복의 악순환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정권이 생존 자체를 승리로 선전하며 통제력을 유지하려 하고 동시에 후계 구도와 파벌 경쟁이 장기화해 ‘불확실성의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일각에선 공습이 오히려 내부 봉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FR의 린다 로빈슨 선임연구원은 “하메네이 제거가 곧 정권 교체를 의미하진 않는다. 혁명수비대가 곧 정권이다”며 “무장하지 않은 시민이 강력한 억압 기구를 상대로 정권을 전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그는 “지상군 투입 없이 체제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만약 목표 달성을 위해 지상전으로 확전한다면 막대한 인명 피해와 ‘임무 확대(mission creep)’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美·이스라엘, 이란 공격

- 트럼프 “최첨단 무기 생산 4배 확대”…방산 CEO들과 백악관 회동 - 트럼프 “이란 ‘무조건 항복’ 없이는 전쟁 끝낼 합의 없다” - 이스라엘 ‘하메네이 제거’ 벙커에 또 전투기 50대 동원…왜?(영상)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