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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캐릭터 굿즈가 포함된 세트 꾸러미 상품이 매대를 채웠지만, 정작 직장인 손이 가장 많이 간 것은 ‘기본맛’ 제품이었다. 또 다른 편의점의 한 점원은 “친구들에게 하나씩 돌릴 용도로 낱개 포장된 기본맛 제품을 찾는 손님이 대부분”이라며 “제품 옆면에 ‘수고했어’, ‘잘 될 거야’ 같은 응원 문구가 적혀 있는데, 손님들이 그 메시지를 하나하나 유심히 살피며 골라 담아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직장에서는 라운지나 탕비실에 빼빼로를 종류별로 쌓아두고, 직원들이 오가며 자유롭게 가져가도록 하는 자율 배식 형태의 소소한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거창하진 않아도 가볍게 기념일을 챙기며 잠시 웃을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된 셈이다. 한 직장인 A씨는 “기념일을 잘 챙기지 않는데 회사에서 소소하게 이벤트를 열어줘서 기분이 환기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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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선물하기 단독] 빼빼로 X 베이비 잔망루피 6입 기획’ 상품이었다. 그 뒤를 이어 ‘빼빼로 혼합 10입 선물기획’이 2위를 차지해 오프라인 편의점과 마찬가지로 동료나 친구에게 여러 개를 나눠주기 위한 ‘공유형’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특이한 점은 3위와 4위가 스틱 과자가 아닌 떠먹는 스초생+라떼 세트, 페레로로쉐 하트 초콜릿 등 케이크와 초콜릿이었다는 점이다. 크라운해태 포키와 배스킨라빈스의 협업 제품인 한입 쏙 포키 케이크 역시 5위에 오르며, 11월 11일이 스틱 과자를 넘어 가벼운 디저트와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확장됐음을 보여줬다.
소셜미디어(SNS)에도 이러한 ‘소소한 챙김’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이어졌다. 인스타그램 등에는 ‘빼빼로데이’, ‘소소한감동’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출근했더니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서프라이즈”, “우리 팀장님 센스” 등 직장 동료에게 받은 선물을 인증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빼빼로데이는 1990년대 중반, 영남 지역의 여중생들이 숫자 ‘1’처럼 날씬해지길 기원하며 친구들끼리 과자를 주고받던 것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 롯데웰푸드(280360)(당시 롯데제과)가 이를 1997년부터 마케팅에 본격 활용하며 빼빼로는 이 기념일 상징이 됐다.
롯데웰푸드는 올해도 빼빼로데이를 한국의 독특한 데이 문화로 보고, ‘K기념일’로 확산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앰배서더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와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아이돌’ 등 K팝 스타를 전면에 내세웠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빼빼로 브랜드 매출로 약 241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해외 마케팅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국내외 ‘투트랙’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