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AI 검색
AI

"불 나기 쉽고, 끄기 힘들다"…전문가들이 본 구룡마을 화재 반복 원인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염정인 기자I 2026.10.28 16:22:54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나무판 등 가연성 자재…작은 불씨도 큰불로
전문가들 '속불' 나면 진화 작업 난도↑
규격 어긋나는 가스·전기 시설…"예견된 화재"

[이데일리 염정인 정유진 기자]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또 다시 큰 불이 났다. 화재는 약 13시간에 걸친 밤샘 진화 끝에 완전히 꺼졌다. 지난 1월 대형 화재가 발생한 지 9개월여 만이다.

전문가들은 판잣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작은 불씨도 큰불로 번지기 쉬운 구조적 취약성을 반복되는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게다가 허가되지 않은 가스나 전기 시설도 화재 진압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진압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진압하고 있다.(사진=뉴스1)
28일 소방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49분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2지구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과 구청 등 관계 당국은 인력 960여 명과 장비 162여 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불은 이날 오전 4시 39분께 완전히 꺼졌다. 소방당국은 재발화에 대비해 일대를 순찰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30대 여성 1명이 다리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으나 큰 인명피해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주민 39명이 자력으로 대피했다. 이로 인한 이재민은 91가구(127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1월 16일에도 구룡마을 4지구에서 시작된 불이 인근 5·6지구까지 번지면서 소방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당시 불을 완전히 끄는 데 약 8시간 30분이 걸렸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250여명이 대피했다.

구룡마을에서 대형 화재가 반복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구조적 문제점을 꼽았다. 이데일리가 확인한 결과 구룡마을 주택 대부분이 나무판과 컨테이너 등을 이용한 가건물로 지어져 있다. 일부 지붕은 천과 부직포로 덮여 있는 구조다. 여기에 보온용 솜과 비닐, 합판 등 가연성 자재도 겹겹이 덧붙여진 세대가 상당수로 확인됐다.

특히 축구장 약 40개 규모의 부지에 8개 지구가 밀집해 있어 골목도 비좁아 한 집에 불이 나면 인접한 주택 및 지구로 빠르게 번지기 쉬운 구조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나무판으로 이어져 있거나 섬유 재질로 덮여 있을 텐데 이는 불이 쉽게 붙을 뿐만 아니라 소화 작업도 어렵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방관은 이러한 자재들을 다 헤집어 가면서 불을 꺼야 한다”며 “이른바 ‘속불’이 나면 진화의 난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미신고 건축물이다보니 가스, 전기 배선도 임시로 설치해 화재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며 예견된 화재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허가되지 않은 지역의 문제점도 지목됐다. 소방 인프라가 부족하다보니 대처가 힘들어서다. 실제 전날 소방당국은 용수 부족으로 화재 진압에 난항을 겪었다.

소방 관계자는 “구룡마을 내부 상수도 소화전의 부재의 문제”라며 “용수 확보를 위해선 소화전이 필요하지만 소화전 설치를 위해선 상수도 배관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설치 비용 등의 문제로 구룡마을은 상수도 배관이 설치돼 있지 않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미허가 건물들이 모인 상황이라 체계적인 소방 관리가 어렵다”며 “전기 등 각종 시설도 규격에 맞게 설치되지 않아 위험 요인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7일 화재 진압을 마친 구룡마을 일대의 모습이다. 문 앞에는 갖가지 생활용품이 나와 있었다. (사진=정유진 기자)
27일 화재 진압을 마친 구룡마을 일대의 모습이다. 문 앞에는 갖가지 생활용품이 나와 있었다. (사진=정유진 기자)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