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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오는 23일 2000억원 규모의 보증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은행 지급보증을 통해 최고 신용등급인 ‘AAA’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현재 롯데케미칼의 자체 신용등급인 ‘AA-’보다 3단계 높다.
롯데케미칼이 보증채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자체 신용도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최근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돼 자체 신용만으로는 일반 회사채 수요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은 중기 내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케미칼이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은행 보증에 기댈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짙어진 재무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 73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매출채권 급증과 매입채무 결제 등의 영향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463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만 1320억원에 달해,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으로는 늘어나는 금융비용조차 감당하기 힘든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유동성 지표의 하락세도 뚜렷하다. 1분기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2조1892억원으로 전년 말 2조6948억원 대비 18.8%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9조3994억원에서 10조1082억원으로 7.5% 늘었다.
이에 따라 실질적 빚 부담을 나타내는 순차입금은 6조7046억원에서 7조9190억원으로 18.1% 증가했고, 총자본 대비 순차입금비율은 38%에서 43.7%로 5.7%포인트 상승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31.7%까지 상승해 통상적인 적정 수준인 30%를 웃돌고 있다.
특히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성 차입금(유동성 사채 포함)은 같은 기간 4조4423억원에서 5조893억원으로 급증해, 총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3%에 달했다. 차환 리스크에 대한 노출이 단기간에 크게 확대됐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케미칼의 잠재적 채무 불확실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금융(6900억원)과 인도네시아 법인 차입금(24억 달러)과 관련해 지배기업으로서 체결한 재무비율 약정(부채비율 400% 이하, 이자보상비율 5배 이상 등)을 스스로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대주단으로부터 오는 2027년까지 약정 준수 의무를 유예(Waiver)받아 기한이익상실(EOD)은 피했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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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우려가 쏠리는 지점은 재무 상황이 더 악화돼 실제 신용등급이 현재의 ‘AA-’에서 ‘A0’ 이하(A+ 미만) 수준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A+’로 1노치(Notch) 하향될 때까지는 당장 문제가 없지만, ‘A0’로 추가 강등될 경우 미국·인도네시아 법인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한 1조 3000억원 규모의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에서 조기 정산 사유가 전액 현실화된다. 또한 인도네시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약정에 따라 국내 주요 공장에 대한 1순위 근저당권 제공 의무도 새로 뒤따라, 추가 조달에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자산 여력마저 차단될 수 있다.
또 다른 관심사는 롯데케미칼의 재무 위험에 대해 느끼는 채권단의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지 않고 약정을 유예해 준 배경을 두고, 이미 인도네시아 법인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에 얽힌 거액의 신용공여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선제적 원금 회수에 나설 경우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 등 대주단이 떠안아야 할 재무적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안전장치로 확보한 담보 자산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이번 보증채 발행을 비롯해 롯데월드타워 등 상징적인 핵심 부동산에 조 단위 근저당권이 설정됐으나, 일각에서는 초고층 상업 빌딩의 특성상 유사시 신속한 현금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특정 기업에 집중된 채권단 신용 보강이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지난 4월에도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3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 발행에 나선 바 있다. 당시에도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이 지급보증에 나서면서 최고 신용등급인 'AAA'로 발행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신용보강 대가로 188억원의 보증 수수료를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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