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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대신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전력 증강...동맹·안전 사이 절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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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26.11.05 14: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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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청해부대 파병 수정 동의안 국회 제출 준비
美 기여 요구 외면 어렵지만 중동 전쟁 개입은 부담
초계기·기뢰제거 전력 추가해 해상안보 기여
전문가 "군사적 자율성 확보"…정치권선 "우회 파병" 반발

[이데일리 김관용·노희준 기자] 정부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에 직접적인 군사 개입 대신 청해부대의 작전구역 확대와 전력 증강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한미동맹 차원의 기여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중동 전쟁에 휘말릴 위험과 파병 반대 여론을 고려한 절충안이라는 평가다.

국방부는 5일 차관회의에서 청해부대 파견 연장 수정동의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소말리아 아덴만에 한정했던 작전구역을 오만만 남방 외곽까지 확대하고, 해상초계기 1대와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기뢰 제거 장비 등을 추가 파견하는 내용이다. 병력은 기존 최대 320명에서 395명으로 75명 늘어난다. 임무에도 ‘국제 해상교통로 항행의 자유 회복 지원’이 추가됐다.

지난 10월 2일 오후 부산해군기지에서 청해부대 49진 충무공이순신함(DDH-Ⅱ, 4400t급)이 출항하고 있다. 청해부대 49진은 충무공이순신함 승조원과 전대본부 참모진을 비롯해 특전 요원(UDT/SEAL)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해병대 및 의무·정비 요원 등으로 구성된 지원대로 편성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월 2일 오후 부산해군기지에서 청해부대 49진 충무공이순신함(DDH-Ⅱ, 4400t급)이 출항하고 있다. 청해부대 49진은 충무공이순신함 승조원과 전대본부 참모진을 비롯해 특전 요원(UDT/SEAL)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 해상작전헬기(Lynx)를 운용하는 항공대, 해병대 및 의무·정비 요원 등으로 구성된 지원대로 편성됐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선택한 데는 한미동맹과 우리 군의 안전이라는 두 가지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해양안보 기여 요구를 계속 외면하기는 어렵지만, 실제 전쟁이 벌어지는 호르무즈 해협에 군을 투입할 경우 장병 안전은 물론 이란과의 외교관계까지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9월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참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적 대응이라는 기존 청해부대 임무를 강화하면서 미국의 요구에도 일정 부분 부응하는 방식을 택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 활동은 지난해 11건에서 올해 36건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중동 전쟁으로 주요국 해군 전력이 호르무즈와 홍해에 집중되면서 아덴만 일대의 해적 대응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파견의 최우선 목적은 해적 대응 능력 강화”라면서도 “향후 안전한 환경이 조성됐을 때 국제사회의 요청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작전 능력을 배양하는 목적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전력의 추가 파견이 장차 호르무즈 해협에서 진행될 수 있는 기뢰 제거 작전에 대비한 사전 준비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대신 정부는 전쟁 불개입과 독자적인 지휘체계 유지를 명확히 했다. 작전구역에는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만 안쪽을 포함하지 않고, 지휘권도 우리 군 합참의장이 보유한다. 향후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하려면 전쟁 종료 등 안전한 환경이 조성돼야 하고, 별도의 국회 동의도 받아야 한다.

국방부는 5일 청해부대 임무 구역 확대 및 추가 자산 파견 등을 내용으로 하는 파견 연장 수정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견 연장안은 이날 차관회의를 통과했으며 다음 주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돼 동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출처=연합뉴스)
국방부는 5일 청해부대 임무 구역 확대 및 추가 자산 파견 등을 내용으로 하는 파견 연장 수정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견 연장안은 이날 차관회의를 통과했으며 다음 주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돼 동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출처=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외교·안보적 선택지가 제한된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두진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한미동맹과 한-GCC(걸프협력회의), 한-이란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절충안”이라며 “미국의 기대를 일부 충족하면서도 전쟁 연루 방지와 파병 장병의 안전, 국민적 수용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도 “미국의 해양안보 협력 요구에 일정 부분 부응하면서도 한국의 독자적인 정책적 판단과 군사적 자율성을 유지하려는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내부에 직접 진입하지 않더라도 주변 해역에서 우발적 충돌이나 비대칭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명확한 임무 설정과 독자적 지휘체계 유지, 교전규칙 정립, 이란과의 외교적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활용한 절충안은 2020년에도 등장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미국 주도 연합체에는 참여하지 않고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는 독자 파병을 선택했다. 그러나 현재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이 실제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당시와 차이가 있다. 이번에는 아예 호르무즈 해협 진입을 제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권의 반발은 변수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청해부대 작전 지역 확대는 파병이며 묘수가 아니라 꼼수”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청해부대 작전반경 변경이 호르무즈 파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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