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CTO 출신인 최진성 의장은 13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최한 ‘AI 고속도로 포럼’ 기조연설에서 “5G는 기술 중심 사고에 갇혀 시장에서 수익화할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 실패했다”며 “6G에서는 네트워크보다 비즈니스 플랫폼과 서비스 구조를 먼저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AI-RAN 얼라이언스가 추진 중인 방향에 대해 “AI를 단순 기능으로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네트워크 자체를 AI 기반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RAN 얼라이언스는 엔비디아, 소프트뱅크,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연합체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모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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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히 5G 실패 원인으로 ‘기술 우선주의’를 지목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핵심 기술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실제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할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는 실패했다는 것이다.
최 의장은 “통신 산업은 항상 기술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시장과 서비스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만들 것인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것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세대 AI 통신 시장의 핵심 축으로 ‘피지컬 AI(Physical AI)’를 제시했다. 제조·국방·로보틱스·드론 등 현실 세계와 연결된 AI 산업이 한국의 산업 구조와 가장 잘 맞아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최 의장은 “미국에서는 드론과 로봇, 국방 AI 분야에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며 “한국도 제조업과 국방을 중심으로 피지컬 AI 분야를 본격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전략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메모리 경쟁력을 AI 컴퓨팅 플랫폼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은 메모리 분야 세계 최강이지만 비메모리 영역에서는 약점이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진 메모리 기술을 활용해 메모리와 컴퓨팅을 결합한 ‘인-메모리 컴퓨팅(In-Memory Computing)’과 ‘인-네트워크 메모리’ 전략으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넘어 SSD와 메모리 기술을 AI 컴퓨팅 플랫폼과 융합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AI 시대에는 메모리와 컴퓨팅의 경계가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협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최 의장은 “과거 CDMA와 TDX 상용화 시절 한국은 세계 시장에 강력한 임팩트를 줬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협업의 존재감이 약해진 것 같다”며 “AI 시대에는 정부·통신사·연구소·학계가 함께 움직이는 강력한 글로벌 협력 체계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싱가포르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의 속도감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최 의장은 “싱가포르는 이미 상용 주파수를 활용한 AI 기반 로보틱스 실외 시험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며 “랩 수준이 아니라 실제 야외 환경에서 AI 통신 상용화를 추진 중인데 한국도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하이웨이 이니셔티브를 계기로 다시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쇼케이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AI-RAN 테스트베드와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한국이 AI 네이티브 6G 표준 경쟁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TRI ‘AI 고속도로’ 준비 본격화
ETRI는 지난 50년간 CDMA, 5G 등 통신 기술 혁신을 이끌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6G, AI-Native 네트워크, 미디어 부호화 등 ‘AI 고속도로’와 관련해 국가 전략 기여 방안을 찾고 있다.
특히 AI 고속도로를 AI 모델의 전 생애주기를 실시간으로 끊김 없이 안전하게 실행할 수 있는 국가 핵심 인프라로 정의하고, 6G를 포함하는 AI 유무선망, 위성망, 데이터센터망, AI 데이터 압축 전송, 그리고 AI 인프라 보안 기술을 중점 추진 분야로 제시했다. 이러한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국가 AI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같은 시도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의 한계를 딛고 ETRI가 내부적으로 힘을 모으기로 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방승찬 ETRI 원장은 “TDX와 CDMA 상용화를 이뤄낸 ETRI의 지난 반세기는 도전의 역사였으며, 앞으로의 여정은 범국가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AI가 모든 산업의 근본부터 재설계하는 가운데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AI 인프라를 구축해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의 대동맥으로 역할을 한 것 처럼 인공지능 3대 강국으로 도약하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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