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타고 '임장' 다닌 소방관들..."차에서 담배도 뻑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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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현 기자I 2026.01.28 19:20:30

출동 요청 있는데도 ''출동 불가'' 허위 통보
관할 구역 벗어나고 다른 방향으로 우회
귀소하는 구급차 침대에 누워 전자담배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부산 지역 한 119안전센터 소속 구급대원들이 구급차를 타고 부동산을 보러 다니거나 구급차 안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등 행위로 징계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119 구급차.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뉴스1)
28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부산 금정소방서는 지난 14일 징계위원회를 통해 금정구 관할 내 119안전센터 소속 A소방장에게 성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감봉 2개월 징계 처분했다. 같은 조인 B소방사는 성실의무·품위유지 위반으로 감봉 3개월을 처분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 총 4차례에 걸쳐 구급차로 부동산 임장을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첫 번째로 확인된 11월 3일부터 심지어 관할 구역 밖으로 벗어나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을 둘러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같은 달 27일과 30일, 다음 달 3일에도 의도적으로 통상적인 복귀 경로가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우회했다. 이 때문에 구급차 복귀가 평소보다 최장 20분가량 늦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B소방사는 귀소 중에 구급차 안 환자가 눕는 침대에 드러누워 전자담배를 피운 행위까지 드러났다.

문제는 이들이 이러한 일탈 행위를 할 당시 실제 ‘출동 요청’이 있었다는 것이다. 오토바이 뺑소니 사건·췌장염 환자 이송 등 출동이 필요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들은 당시 119종합상황실에 구급차가 ‘출동 불가’ 상태라고 통보한 후 일탈을 벌였다. 결국 센터 내 다른 구급차가 출동해 응급 상황에 대응했다.

구급대원은 3인 1조로 출동한다. 이들과 같은 조인 C소방사에 대해서는 의견 제시가 힘든 신규 직원인 점과 부적절 행위를 주도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징계가 아닌 ‘주의’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A소방장과 B소방사는 구급차의 목적 외 사용이나 의도적인 복귀 지연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징계위원회에서 “길을 잘못 들었다” “의도적으로 복귀를 늦춘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이러한 해명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출동을 나간 구급차는 곧바로 복귀하는 게 원칙이며, 대원 대다수는 성실히 이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이번 일탈 사례를 전파해 경각심을 일깨우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관 비위·범죄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례로 최근 대규모 화재 현장에서 현장지휘관 D씨가 “불이 다시 붙을 위험이 있으니 완전 진화까지 대기하라”고 대원들에게 명령했다. 하지만 소방관 E씨는 ‘현장에서 철수해도 될 것 같다’고 자체 판단을 내려 그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 지휘관과 지시 문제를 놓고 한참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긴박한 화재 현장에서의 지시 불이행은 징계 사안이지만, 감찰 결과 E씨에겐 경징계도 아닌 ‘주의’ 처분만 내려졌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구조적 원인에서 찾을 수 있다. 소방정 아래 계급에 대한 징계권은 관할 소방서장이 담당하는데, 관할서 내에서 중징계 사안이 발생하면 서장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엄하게 책임을 묻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징계권자와 징계혐의자의 친소관계에 따라 ‘복불복’ 식의 징계 처분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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