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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무기 역량, 美 미사일방어망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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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4.29 16:08:19

북한, 핵탄두 50기 보유…2035년 290기로 증가 전망
연 20기 핵분열 물질 생산…佛 핵능력 따라잡을 수도
화성-15·17·18·19형 ICBM에 美 GMD 무력화 위기
"러·우전 실전 데이터 확보…1기 때보다 훨씬 위협적"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북한의 핵무기 역량이 미국이 지난 30년간 수백억달러를 들여 구축한 지상 미사일방어망(GMD)을 무력화할 수 있는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중동에서 전쟁을 벌이는 사이, 북한의 핵무력은 사실상 방치된 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는 경고도 뒤따른다.

(사진=AFP)
핵탄두 50기 보유…ICBM 24발이면 美방어망 무력화 수준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북한이 현재 약 5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했다. 추가로 핵탄두 40기를 조립할 분량의 핵분열 물질도 확보했고, 생산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1기 당시 연간 6기분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폭증’ 수준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북한이 매년 핵무기 20기를 만들 수 있는 무기급 핵분열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속도가 유지되면 2035년까지 북한의 핵탄두는 290기에 도달할 전망이다. 정교함은 차치하더라도 규모 면에선 프랑스(290기) 핵능력을 따라잡는 셈이다. 현재도 이스라엘(90기)에 근접해 있고, 향후 10년 내 파키스탄(170기)·인도(180기)·영국(225기)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운반체계도 미 본토를 위협할 수준이다. 화성-15·17·18·19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기존 핵탄두를 결합하면 미국 GMD를 돌파할 화력이 충분하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미국이 약 650억달러(약 95조원)를 투입한 GMD는 알래스카·캘리포니아에 요격미사일 44기를 배치한 ‘소규모 공격 차단용’ 체계다. 알래스카에 20기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지만, 통상 표적당 요격미사일 2기를 발사하기 때문에 북한이 ICBM 24발만 동시에 쏴도 요격미사일이 바닥난다.

북한 ICBM 보유량 추정치는 기관마다 다르다. 미 국방정보국(DIA)은 지난해 10기로 봤으나, 북한 군사동향 분석사이트 ‘38노스’의 반 반 디펜은 발사대만 최대 48기에 달한다고 봤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도 24기 보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더 풍부해 아시아 미 동맹국과 세계 최대 미군 탄약기지 중 하나가 있는 괌까지 사정권이다.

위협 수준은 양적 확장에 그치지 않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은닉이 쉽고 발사가 빠른 고체연료 미사일로 무기를 현대화한 데 이어, 올해는 집속탄·기만체 등 미·한 방어망 돌파 시험까지 진행했다. 러시아에 보낸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서 실전 사용되며 미국·서방 요격체 성능에 대한 실측 데이터까지 확보했다.

판다 연구원은 “북한은 핵무력 운용 경험이 풍부해졌고 운반체계 자신감도 훨씬 커졌다”며 “몇 년 전과 달리 훨씬 덜 주저할 핵 보유 적국으로 변모했다”고 진단했다. 미 국방부 정책 책임자인 엘브리지 콜비가 지난 3월 북한과 러시아의 핵무기를 “미국에 대한 가장 중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규정한 배경이다.

(사진=AFP)
우크라戰서 실전 데이터 확보…“1기 때 김정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임기 때 김 위원장과 ‘브로맨스’를 과시하며 “북한은 더 이상 핵 위협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2023년 핵무력 강화 정책을 헌법에 명시했고, 이듬해 러시아와 군사동맹을 맺으며 핵 자금원과 실전 경험을 동시에 확보했다.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미국의 베네수엘라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미국 주도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살까지 이어진 흐름은 김 위원장의 핵 집착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천영우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란·베네수엘라 사례가 김정은의 핵무력 증강·현대화 결정이 현명하고 선견지명이었다는 확신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핵 인프라 핵심 시설까지 외부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5년 초 북한 관영매체는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내부를 공개했는데, 전문가들은 이 시설이 연 80㎏의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본다. 위성영상 분석 결과 트럼프 1기 당시 시설이 확장돼 생산량이 약 25% 늘었다. 영변에선 우라늄 농축뿐 아니라 경수로 가동 시 연 20㎏의 무기급 플루토늄 추가 생산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해 6월 강선 농축시설과 유사한 새 시설 건설을 감시 중이라고 밝혔고, 지난달에는 “외부 공사가 완료되고 내부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도 핵정책 기조를 ‘점진적 감축’에서 ‘신속한 현대화·확장’으로 공식 전환했다. ‘골든돔’ 미사일 방어 사업으로 북·중·러의 모든 공중 위협에 대응한다는 구상이지만 1조달러 이상이 들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경시 행보까지 겹치며 한국·스웨덴 등 동맹국에서 ‘자체 핵무장’ 검토 논의도 확산되고 있다. 조엘 위트 전 미 국무부 대북협상 특사는 “2019년 협상이 멈춘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지금의 북한은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나라”라고 잘라 말했다. 블룸버그는 “북한의 핵 보유 능력은 더 이상 ‘불량국가의 위협 수단’ 수준이 아니라 ‘실제 핵전쟁 수행 능력’ 단계로 올라섰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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