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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인도네시아 하늘…주변국 뒤덮은 '독성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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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6.10.15 17: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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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만탄·수마트라섬 일대, 최악의 산불사태 발생
산불로 인한 독성연기 확산, 싱가포르·말련 등 덮쳐
말련엔 휴교령도, 산불 원인 인니 화전농법 비판
인니, 주변국과 갈등 지속, 시민단체는 집단소송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 사태가 심각한 독성 연기를 형성하며 주변국들을 뒤덮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칼리만탄과 수마트라섬 일대 하늘은 주황색으로 물들었고, 공기질 지수도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 수치까지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뒤덮은 인도네시아발 산불 연기에 초고층건물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휩싸여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뒤덮은 인도네시아발 산불 연기에 초고층건물 '페트로나스 트윈타워'가 휩싸여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산불로 인한 독성 연기는 국경을 넘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까지 확산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일부 지역 학교에서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처럼 산불로 인한 독성 연기가 지속·확산하자 이를 제지하지 못한 인도네시아 정부를 향한 분노가 폭발하는 모양새다. 특히 올해 건기 산불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더 치명적인 양상을 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림감시기구 누산타라 아틀라스에 따르면 올해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관측된 산불 화점은 104만 3377곳에 달한다. 한국 서울시 면적의 약 15배에 해당하는 90만ha의 산림과 화전 지대가 잿더미로 변했다.

인도네시아의 산림 등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화재는 농지를 개간하기 위해 식생을 불태우는 일명 ‘화전 농법’에서 비롯된단 지적이다. 과거엔 농민들이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방식이었지만, 현대에는 대규모 상업 농업 체제와 결합하면서 대형화됐다. 환경 단체들과 인도네시아 정부 조사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대규모 토지에 불을 지르는 방식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현행법상 화전 농법은 금지돼 있지만, 단속과 처벌은 쉽지 않아왔다. 하지만 올해 산불과 연기 피해가 극심해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화전 행위를 ‘생태적 테러리즘’으로 규정하고 고강도 제재를 지시했다. 지난달엔 산불과 관련된 26개 기업의 영업 허가를 정지시켰고, 혐의가 입증되는 대로 법정에 세우겠다고도 경고했다.

논란은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둔 기업들 역시 산불 발원지 토지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처벌 실효성도 시험대에 올랐다. 싱가포르는 2014년 역외 스모그 오염법을 제정해 해외 기업이라도 자국에 피해를 입힐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의 협조 거부와 비대칭적 외교 마찰로 인해 실제 사법 처리는 난항을 겪고 있다.

2015년 유숩 칼라 당시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11개월간 인도네시아 숲에서 나오는 깨끗한 공기를 마실 때는 고마워하지 않다가, 한 달간 연기로 피해를 봤다고 화를 낸다”는 발언으로 싱가포르 국인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자원 봉사자들이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AFP)
인도네시아 자원 봉사자들이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AFP)
최근에도 연기 피해로 인해 주변국간 갈등은 여전하다. 인도네시아 정부 측은 “대형 산불은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자연재해”라며 “이웃나라인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가 마시는 산소 역시 인도네시아 숲에서 나온다. 연기가 없을 때 우리는 산소를 보내준다”고 주장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피해가 집중된 칼리만탄과 수마트라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정부와 프라보워 대통령을 상대로 독성 연기 방치에 대한 ‘중대한 과실’을 물어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연기 사태를 국가 재난으로 선포해 주민들의 의료비를 국가가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마트라섬 페칸바루시에서 오토바이 택시를 운전하는 임라예디(63)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연기를 마시면 숨이 차고 머리가 아프지만, 생계를 위해 일하러 나올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우리 같은 서민들을 생각해서라도 이 독성 연기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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