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0월06일 16시2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확정을 앞두고 한국투자공사(KIC)가 이전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KIC를 ‘한국형 테마섹’으로 육성하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KIC 전북 이전을 명시한 법안이 발의되면서 구성원들은 술렁이는 분위기다.글로벌 투자를 하는 기관인 만큼 해외 운용사와의 접점 유지나 정보의 적시성을 위해 본점 소재지를 법률에 '서울'로 명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KIC 내부에서 지방 이전 우려를 이유로 인력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전문 운용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KIC의 투자전문 인력이 전체 인력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본점 이전이 단순한 소재지 변경을 넘어 투자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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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테마섹' 육성하는데…본점은 전북으로?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IC의 주된 사무소를 전북특별자치도에 두도록 하는 내용의 한국투자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달 21일 대표발의했다.
KIC 본점 소재지를 둘러싼 논란은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와 맞물려 커지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350여곳을 대상으로 이전 필요성을 검토해 올해 4분기 중 이전계획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이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KIC를 전북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법률에 명시하는 개정안이 추진되면서 금융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IC의 업무 특성상 글로벌 금융시장 접근성과 국내 금융권과의 네트워크가 중요한데, 본점이 서울에서 물리적으로 멀어질 경우 투자정보 확보와 운용사 네트워크 유지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KIC는 전체 수익률에서 대체자산(사모주식, 인프라, 부동산, 헤지펀드, 사모채권)의 기여도가 높다. 'KIC 2025 국문 연차보고서'를 보면 대체자산은 KIC 투자 포트폴리오의 21.9%를 차지하며, 최근 10년 연환산 수익률은 8.48%에 이른다.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비중 78.1%, 최근 10년 연환산 수익률 6.83%)에 비하면 포트폴리오 내 비중은 3분의 1 이하지만, 수익률은 더 높은 것이다.
해외 대체투자는 공개 유통시장이 없고, 현지와의 네트워크를 통한 비공개 정보 획득이 성과에 핵심이다. KIC가 해외 대체투자 기회를 얻으려면 글로벌 운용사와의 빈번한 접촉이 필수적인 만큼 서울 금융권과의 접근성이 떨어질 경우 업무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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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떠나면 인재 이탈…해외 네트워크도 흔들”
더욱이 KIC의 역할은 해외 투자 뿐 아니라 국내 전략산업 투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KIC를 ‘한국형 테마섹’으로 키우기 위해 별도 '국내 전략계정'을 신설해서 해외 뿐 아니라 반도체, 인공지능(AI), 첨단제조업 등 국내 전략산업 투자까지 맡기는 방향의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KIC가 국내 금융시장과 산업계 전반을 아울러 네트워크를 갖춰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금융당국과 정부 부처, 민간 투자기관과의 협업도 빈번해지는 만큼 KIC가 서울을 벗어날 경우 업무 효율성과 의사결정 속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KIC의 가장 큰 고민은 결국 '인재 확보'다. KIC의 운용자산은 6월 말 기준 2432억달러(약 326조원)다. 서울 본사 및 5개 해외 거점을 합한 전체 인력은 353명이며, 이 가운데 투자전문인력은 174명이다. 기관 전체 인력의 절반가량이 투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의 투자 인력이 약 450명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KIC의 투자 인력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그만큼 핵심 운용인력 한 명의 이탈이 조직에 미치는 충격도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KIC 내부에서는 지방 이전을 우려해 이탈하는 인력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명이 빠져나갈 경우 남은 인력이 해당 업무를 떠안아야 해서 신규 투자 발굴은 물론 기존 투자자산을 모니터링하는 데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KIC 지방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투자부문 운용역을 중심으로 민간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사모펀드(PEF) 등으로 인력 이탈이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한다.
신규 인력 채용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금융 전문인력들이 서울 근무를 선호하는 만큼 KIC 본사 소재지가 전북으로 변경되면 채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모두 KIC의 투자성과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경쟁력 고려…지방 이전 가능성 원천 차단해야"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도 KIC를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그에 따른 손실이 크다는 우려를 공식적으로 밝혔었다.
앞서 송주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수석 전문위원은 한국투자공사 전주 이전을 위해 발의됐었던 법안(한국투자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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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연구도 이러한 우려에 힘을 싣는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가 지난 2021년 발표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지방이전이 기금운용성과에 미친 영향 분석' 논문에 따르면, 연기금의 지방 이전은 해외 대체투자 분야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논문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지방(전주) 이전이 확정된 2015년을 기준으로 전후 성과를 비교한 결과 해외 대체투자 부문의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이 9.5%포인트(p)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KIC의 본점 소재지를 '서울'이라고 법률로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현행 한국투자공사법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공사의 주된 사무소 소재지를 정관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률상 서울이라고 명시하지 않아 정부 정책에 따라 본점 이전이 가능해지는데, 이같은 위험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IC는 외국 운용사들(GP)과의 관계가 중요하며 해외 출장도 많고, 해외 운용사들 방문도 많은 기관"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주요 국가인 한국·일본·싱가포르를 묶어 방문하는 해외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KIC가 전북으로 이전하면 시간 제약, 접근성 하락 때문에 방문을 꺼릴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KIC가 해외 운용사로부터 좋은 투자 물건을 소개받는 통로가 막히면서 다른 나라 연기금, 국부펀드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며 "정부가 KIC를 '한국형 테마섹'으로 키우려면 조직의 경쟁력을 우선시해야 하며, 한국투자공사법 개정 과정에서 주된 사무소를 서울로 명문화해 지방 이전 논란을 원천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