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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는 이미 만들어진 AI가 내놓은 답변을 학습 자료로 삼아 다른 AI를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기법이다. 두 나라는 이를 두고 오래전부터 비난을 주고받아왔다.
이번 공방은 중국 AI 신생기업 문샷AI가 지난 15일 ‘키미 K3’를 공개하면서 격해졌다. 파라미터(매개변수) 2조 8000억개로 가중치를 공개한 모델 가운데 가장 크며, 미국 앤스로픽의 최신 모델에 육박하는 성능을 냈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지난 22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문샷AI가 앤스로픽의 최신 모델 ‘페이블’을 증류해 K3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적발을 피하기 위해 여러 접근 방식을 재빨리 오갈 수 있는 정교한 내부 플랫폼을 만들었다”며 “미국 기술을 훔치고 연구의 가치를 훼손하는 대규모 증류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문샷AI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 ‘GB300’ 서버를 확보하고 태국에서도 같은 장비에 접근했다며, 이를 모델 개발에 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엑스에 “중국 기업이 증류를 통해 미국의 지식재산을 훔친다면 제재나 수출금지 명단 등재를 검토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다수의 중국 모델에서 미국 대형언어모델의 흔적이 발견된다고도 했다.
문샷AI 측은 시간표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회사 직원 랜디 시안은 “페이블은 지난 1일 공개됐고 K3는 15일에 나왔다”며 “단 15일 만에 완전히 새로운 최첨단 모델을 훈련했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여러 AI 연구자도 같은 이유로 미국 측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증류 자체가 업계에서 흔한 방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초 자신의 AI 기업이 오픈AI 모델을 증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앤스로픽은 앞서 문샷AI가 부정 계정으로 340만건이 넘는 대화를 생성해 추론과 코딩 등 자사 모델의 능력을 빼냈다고 주장했다.
문샷AI는 27일 밤 개발자 등이 자체 서버에 K3를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술 정보를 공개하는 개방형이어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고성능 반도체를 여러 개 갖춘 값비싼 서버가 있어야 쓸 수 있지만, 이용자를 늘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7일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개막식에서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중국은 AI 분야에서 국제 공공재를 제공하는 나라가 되기 위해 힘쓰겠다”고 선언했다. 값이 싼 개방형 중국 AI를 쓰는 미국 기업도 늘고 있어, 첨단 기술 패권을 지키려는 미 정부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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