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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예상밖 호실적이 머쓱한 카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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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오 기자I 2019.02.14 18:17:32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이익이 나도 마냥 좋아할 수가 없는 처지입니다.”

요즘 카드사 사정이 이렇다. 일단 실적이 나쁘지 않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 3292억원, 10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0억원 이상 늘었다. 하나카드도 2년째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유지했다. 신한카드만 작년 순이익(5194억원)이 전년 대비 4000억원 정도 감소했지만 직전 해에 비자 카드 주식 매각 등에 의한 일시적 이익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슷한 이익을 냈다.

카드사는 그간 금융 당국의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적이 예상보다 괜찮았던 셈이다. 이렇다 보니 “그동안 어렵다는 말이 다 엄살 아니었느냐”라고 보는 시각마저 있다.

카드사가 선방한 원인은 여러가지다. 먼저 신용카드 사용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신용카드 승인 금액은 632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9% 증가했다. 체크카드도 177조5000억원으로 8.9% 늘었다. 이런 신용 판매 실적과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부수적인 대출 실적이 증가하면서 적지 않은 이익을 낸 것이다.

그러나 정작 카드업계 분위기는 냉랭하다. 지금부터가 문제라는 것이다. 당장 지난달 말부터 연 매출 5억~30억원인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대폭 낮추는 방안이 시행되면서 매년 수천억 원의 수수료 수입을 까먹을 판이다. 여신전문금융협회는 8개 카드사 순이익이 2017년 약 2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7000억원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한다. 수수료율 인하 없이도 이미 순익이 감소하는 판에 엎친 데 덮쳤다는 얘기다.

업계는 금융당국이 수수료율을 낮추는 대신 카드사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만든 태스크포스(TF)에 자칫 작년 실적의 불똥이 튈까 우려한다. 아직 먹고살 만하니 이익 감소를 감내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익을 내도 정부 눈치를 봐야 한다니 카드사가 공기업인가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하다. 민간 금융회사의 자영업자 고통 분담 등 엉뚱한 쟁점을 이유로 본연의 목적을 뒤엎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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