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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중 정상회담 한달 연기 요청"…셈법 복잡해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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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철 기자I 2026.03.17 17:53:25

이란 전쟁 장기화, 트럼프 이달말 방중 사실상 어려워
中, 美 대통령 8년여만 방중 노력했으나 일단 미뤄져
에너지 수급 차질 타격 대비, 중동 적극 중재 필요성도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말 에정된 방중 연기를 시사하면서 중국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중국은 그동안 중동 지역 평화를 요구하면서도 미국과 협상을 위해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했다. 그러나 미·중 정상회담이 지연되고 중동 분쟁이 장기화하면 우방국과 결속 약화는 물론 경제에 미칠 타격도 커질 상황에 놓였다.

지난 2017년 11월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자회견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관련해 “중국을 방문하고 싶지만 대이란 군사작전으로 미국에 있어야 한다”며 “한 달 정도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미국과 소통하며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전했다.

중국측이 담담한 반응을 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은 중국에 중요한 이벤트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 1기 시절이던 2017년 11월이 마지막이다.

미국과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2기가 시작한 지난해부터 관세 전쟁이 발발했다. 이후 수차례 고위급 협상과 지난해 10월 부산 정상회담을 통해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뤘으나 근본적인 관세 갈등이 남았다. 미국의 대중 수출·투자 제한, 무역법 301조 조사 등도 현안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을 중국으로 불러들여 경제무역 대타협을 맺는 게 중국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달말 미·중 정상회담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중국도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에게는 일정 변경을 암시하는 것이 진부한 전략의 일부”라면서 “그가 관세 부과, 국제 조약 탈퇴를 위협하거나 선언을 번복하는 것처럼 자신의 해외 방문을 다른 나라와의 물물교환 수단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우선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중국 입장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미국은 연초부터 중국의 에너지 수입원이자 우방국인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연달아 타격했으나 중국은 방중 이벤트를 염두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조절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식적인 언급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미뤄진채 중동 분쟁이 장기화하면 그간 국제사회에서 다자주의와 글로벌 거버넌스를 주창한 중국의 입장도 난처해진다. 그간 미국에 대응해 연대를 형성했던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국가들과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라면 더 강한 메시지를 내놓을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이 시간을 벌었다는 시각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 백악관 고위 관계자 데니스 와일더를 인용해 “중국이 강대국 패권주의라고 했던 미국 대통령을 초청한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있어서 (회담 연기에) 다소 안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충격도 대비해야 할 사안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이란 석유 수출의 80% 이상을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에너지 수급 차질이 지속되면 중국 경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에너지 장애에 대비해 수년간 준비했고 이란이 선별적으로 해협을 통제해 원유 부족 문제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받을 수 있다”면서도 “위험은 물리적 부족보단 가격 상승으로 광범위한 유가 압력은 세계 최대 경제국에 고통스러워질 것”이라고 지목했다.

지난 2017년 11월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동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연기로 압박하더라도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다만 지속적으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영향력을 더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은 중국 인원과 함정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중동에서 가장 가까운 파트너인 이란과의 관계를 약화시킬 동기가 거의 없지만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으면 미·중 무역 휴전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윤선 워싱턴 스팀슨 센터 중국 담당 연구원은 NYT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모두에게 이익으로 중국이 중재하거나 조용히 이란에 해협 재개를 압박하려 할 수 있다”면서 “중국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강대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며 걸프 지역 중국의 파트너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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