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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은 지난 24일 공시를 통해 2분기 바이오시밀러 부문 매출이 1억 2680만달러(약 1428억원)라고 밝혔다.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베네팔리(엔브렐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로 바이오젠은 이들 제품의 유럽 판권을 가지고 있다. 계약에 따라 바이오젠은 바이오시밀러 이익의 절반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로열티로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바이오젠은 올해 상반기 바이오시밀러 부문에서 전년 대비 62%나 늘어난 2억5430만달러(28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바이오시밀러 매출(3억 7980만달러, 4277억원)의 67%를 상반기에 달성한 셈이다. 바이오젠은 올해 10월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를 내놓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임랄디다. 임랄디는 매출액 기준 세계 1위 의약품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다. 휴미라는 엔브렐, 레미케이드와 마찬가지로 자가면역질환치료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그렇게 되면 바이오젠은 유럽에서 3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를 모두 판매하게 된다”며 “자연스레 로열티 매출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를 공식화했을 때 일각에서는 ‘굴복적인 계약으로 인한 막대한 국부유출’이라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위해 필요한 비용은 약 7500억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는 약 10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젠 입장에서는 기존 투자금 560억원을 합쳐 8000억원으로 5조원을 벌어들이게 된다. 4조원의 차익을 거두게 된 만큼 국부유출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젠이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늘릴수록 로열티가 늘어나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불공정한 거래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젠이 언제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를 팔 수 있는지는 계약상 공개된 적은 없다. 계약이 끝났을 때 삼성바이오에피스 입장에서 바이오젠의 영업·마케팅 활동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른 파트너사를 찾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젠 입장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도입한 품목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의 전부이기 때문에 이를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바이오젠은 재주 부리는 곰이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돈을 거두어 들이는 곰 주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