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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11거래일 간 개인은 코스피에서 2조 1530억원, 코스닥에서 5772억원 등 총 2조 730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10월 개인이 코스피에서 2조 8302억원, 코스닥에서 768억원 등 총 2조 9070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개인들은 올 들어 10월까지 코스피에서 74조 637억원을 순매수하며 월별 기준으로도 10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왔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같은기간 각각 31조 3374억원, 40조 1688억원을 순매도했다. 올 한해 증시는 1000만 동학개미들이 사실상 떠받쳐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동학개미들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거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달 1~15일(11거래일) 개인은 코스피에서 1조원 넘게 순매도한 날이 두 번(2일 1조 753억원, 12일 1조 402억원) 나오는 등 6거래일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선 하루(11월 10일)를 빼고 10거래일 간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이 1조원 넘는 순매도를 기록한 11월 2일은 이달 들어 유일하게 종가 기준 3000선을 회복하며 3013.49로 장을 마감한 날이었고, 12일도 2968.80으로 전일 대비 1.50%(43.88포인트) 상승했었다. 이날도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3000선을 회복하는 등 1.03% 상승(2999.52)했지만 개인은 8173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연말 대주주 요건 확정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주가가 반등세가 나오면 어김없이 개인들이 대량 매도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주주 요건 회피를 위한 연말 개인의 순매도 행진은 요건이 25억원에서 15억원으로 대폭 하향됐던 2017년 이후 매년 연말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엔 당초 정부가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으로 3억원으로 하향하려고 했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에 21만명 이상 동의하는 등 동학개미들의 거센 저항으로 기존 10억원 유지가 결정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대주주 요건 하향 이슈가 정점이던 2020년 11월 1~13일(10거래일)엔 개인의 매도가 집중되며 무려 5조 2595억원 어치(11월 한달 2조 4759억원)를 순매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대주주 1만명 넘을듯…회피 물량 쏟아내나
대주주 요건은 올 연말을 기준으로 한 종목을 본인을 포함한 직계 가족(조부모·부모·배우자·자녀 등) 보유분을 모두 합해 10억원 이상이면 충족된다. 대주주로 분류된 개인투자자는 내년 4월 이후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해 양도세 22~33%(지방세 포함)를 내야 한다. 이에 매년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려는 슈퍼개미들이 연말에 매물을 쏟아내며 주가에 악재로 작용해왔다.
개인투자자가 600만명에 달하는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본인과 가족 등의 보유분 합산이 10억원(약 1만 4300주·주당 7만원 기준) 이상이면 대주주로 구분돼, 내년 4월 이후 매매 차익에 대해 양도세를 내야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 10억원 어치를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7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라 전량 매도하면, 차익(4억 2900만원) 중 약 1억원이 세금이 된다. 삼성전자 대주주에 해당하는 개인투자자의 수는 1만~1만 5000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선 얼마 전 엔씨소프트(036570)가 상한가를 기록한 당일(11월 11일) 주식을 3000억원 넘게 순매수한 슈퍼개미도 연말 대주주 회피를 위한 매도에 나설지 여부가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해당 투자자가 최근 순매수했던 53만 5324주 중 53만주(99%)를 이날 매도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주주 양도세 이슈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전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억원 기준이 계속 적용되기 때문에 작년보다는 작은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대주주 지위 회피 물량도 기업 펀더멘탈과 무관하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