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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노력보다 많은 富, 덤과 같더라”…재산 절반 기부하는 ‘10조’ 부자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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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I 2021.02.08 19:04:17

사회문제 해결위해 기부 서약
한국의 워런버핏…국내 최고 기부왕 되다
고생한 가족에게 고마움 전하고 기부 약속 공식화
임직원 간담회에서 사회공헌 아이디어 모색할 것…인재 양성 관심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노력보다 훨씬 많은 부를 얻었기 때문에 그 이상은 덤인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환원하지 않으면 마음에 걸리죠.”(2017년 3월 바이오그래피매거진 인터뷰)

이런 마음의 빚 때문일까.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8일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재산은 현재 10조 원 상당으로 5조 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미다.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40조 4723억원, 본인(13.74%)과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11.26%)를 포함해 25%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는 이미 기부왕이다. 2007년 모교인 건국대 사대부고에 장학금 1억 원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현금 72억원, 주식 약 9만4000주(약 152억원)를 기부했다.

하지만, 살아 있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내놓겠다는 건 충격적이다. 앞으로 어떤 사회공헌이 펼쳐질까.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어록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한국의 워런버핏…국내 최고 기부왕 되다


거액의 기부 약속을 직원들에게 먼저 알렸다. 이날 임직원용 카톡 채널인 ‘카카오 공동체 타임스’를 통한 신년 메시지에서 전격적으로 재산 절반 이상 기부를 언급했다. ‘카카오 공동체 타임스’는 6000여명에 달하는 카카오 계열사 임직원들(크루)이 사용한다.

김 의장은 “지난해 3월 (카카오톡 출시) 10주년을 맞아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자가 되자고 제안드린 후 무엇을 할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더 이상 결심을 더 늦추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적절한 기부서약도 추진중에 있다”며 “어떻게 사용할지는 고민을 시작한 단계이지만,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기부왕들이 있지만 기업가가 왕성한 활동을 하는 가운데 재산의 절반을 내놓겠다고 한 것은 이례적이다.

재산 전액을 사회에 기부한 유한양행 창업자 고(故) 유일한 박사, 일선에서 물러난 뒤 대림코퍼레이션 보유주식 2000억원 상당을 남북통일을 위해 설립된 공익재단 ‘통일과나눔’에 쾌척한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정도가 떠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 기부로 유명한 워런 버핏 정도를 빼면 김범수 의장이 국내 최고의 기부왕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대기업집단을 포함해 현재 경영 일선에 있는 기업가가 이처럼 대규모로 주식 기부를 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워런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지난해 주식 29억달러(약 3조8000억원)어치를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등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등 지금까지 44조 원 정도를 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가족에게 고마움 전하고 기부 약속 공식화


그가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본격적으로 고민했던 것은 지난해 3월부터였다고 한다.

김 의장은 카톡 출시 10년이 된 2020년 3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10년 역사를 돌이켜보면 성장 과정에서 일자리를 많이 창출했고 세상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데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조금 더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통 큰 기부’ 약속 전에, 그는 수십 년간 함께 고생한 가족들도 챙겼다. 지난달 자신의 보유 주식 33만주(1월 19일 종가기준 1452억원)를 아내와 자녀, 친인척에게 증여했고, 그간의 고마움을 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0대 때부터 학비를 도와주고 동생들을 보살펴준 가족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한 뒤 정말 하고 싶었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부 약속을 공식화한 것 같다는 게 지인들 설명이다.

직원 간담회에서 아이디어 구할 것…인재 양성 관심

김 의장은 앞으로 카카오 임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사회적 공헌 방법에 대한 의견을 듣고 아이디어도 구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말 김 의장과 6000여 명의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임직원이 온라인에서 만나는 간담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고위 관계자는 “아이디어로는 100인의 CEO 육성 프로젝트를 한 것처럼 카카오다운 방식으로 사회문제 100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등을 해볼 수도 있다고 본다”며 “브라이언(김범수 의장)은 사회문제 해결은 시스템이나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 할 수 있다고 보는 만큼 인재 양성도 커다란 테마가 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김 의장은 미국에 있을 때부터 “성공한 선배 기업가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행은 후배 기업가를 육성하는 것이다. CEO 100인을 성장시킬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말해 왔다.

카카오가 카카오벤처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활발히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데에는 이러한 철학이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까지(2020년 11월 기준) 총 240개 이상의 기업이 투자받았고, 이를 통해 성장한 기업가로는 야나두(구카카오키즈)의 김정수 공동대표, 당근마켓 김용현·김재현 공동대표 등이 있다.

카카오 상여금 지급은 대표이사 차원에서

한편 카카오(035720)는 이날 성과급과 별도로 전 임직원에게 자사주 상여금 10주씩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취득 단가는 지난 5일 종가인 45만 5000원으로, 455만 원 상당이다. 지급 대상은 2619명, 총 지급 규모는 119억 원에 달한다.

창사 이래 처음이어서 김범수 의장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한다. 그동안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등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 스톡옵션 등에서 소외됐던 본사 직원들을 챙기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임직원들은 도전과 혁신으로 회사를 키워가면서 보상을 받는 것이고 개인 재산의 환원은 사회를 위해 써야 한다’는 게 김 의장 소신이라고 한다.

일찍이 컴퓨터 산업에서 윈도우가 뜰 것으로 예측하고 삼성SDS에서 윈도우를 집중적으로 공부해 내놓은 ‘유니윈(유니텔 전용 접속 프로그램)’이나, 인터넷 세상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로 창업한 ‘한게임’, 미국에 머물던 2007년 아이폰을 접한 뒤 모바일 혁명을 예감하고 만든 ‘카카오톡’ 등 기업가 김범수는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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