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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수소차 타고 현대차 간 李총리, 반도체 챙기러 삼성 찾은 홍영표

이진철 기자I 2019.01.30 18:18:37

화성 기술연구소 찾아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독대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삼성 방문 이재용 부회장 만나
당·정·청, '경제'와 '현장' 강조.. 기업들과 접점 강화 행보

이낙연 국무총리가 30일 오후 경기 화성시 남양읍 온석리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이진철 박철근 김겨레 기자] 연초부터 당·정·청이 기업현장을 방문해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현대차를 방문해 미래차 업계의 목소리를 들었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삼성전자를 찾아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를 챙겼다.

최근 내수경기 부진에다 연초 수출까지 휘청거릴 조짐을 보이면서 당·정·청은 기업과의 접점을 확대하며 경제 챙기기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러브콜’에 재계는 투자 확대로 화답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낙연 총리, 넥쏘 수소차 타고 현대차 화성연구소 방문

이 총리는 30일 수소전기차인 넥쏘차량을 타고 정부서울청사에서 약 57km를 이동해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를 찾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만났다. 이 총리가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최고경영진을 독대한 것은 지난 10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것에 이어 두번째다.

새해 들어 ‘경제’와 ‘현장’을 강조해온 이 총리는 인천신항 수출현장,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5G 통신장비 생산라인, LG생활건강 청주사업장 화장품 생산시설 등 산업현장을 방문해 경제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이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수소전기차 핵심 부품의 99%를 국산화하고, 넥쏘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낸 현대차의 미래차 개발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안내를 받은 이 총리는 수소전기차 개발현황과 자율주행차 개발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자율주행 4단계가 적용된 넥쏘차를 타고 남양연구소 내 현대디자인동에서 수소충전소로 약 3km를 이동했다. 자율주행 4단계는 운전자 개입 없이 자동차 스스로 주행 가능한 단계를 말한다.

이 총리는 “제가 현대차에 격려를 드리러 온 것이 아니라 격려를 받으러 왔다”면서 “현대차에 대해 걱정도 있고 반대로 미래차에 대한 기대도 있다.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기대는 해도 됩니다’ 이런 메시지를 제가 받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수소전기차는 나중에 투자를 하게 되면 경쟁력이 없어서 지금부터 투자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안전하면서 더 편안한 차를 잘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2030년까지 총 7조6000억원을 투자해 수소차 연간 5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30일 오후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나노시티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홍영표, 반도체 현장 찾아 이재용 삼성 부회장 면담

여당은 우리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현장을 찾아 기업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반도체·바이오자동차·전자산업·5G산업을 미래 4대 먹거리로 선정,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만났다. 이번 방문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이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기업 현장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여당 지도부가 화답한 것이다. 민주당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을 방문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지난 10일 이 총리에 이어 정부·여당 고위급 인사 가운데에서 두 번째다.

홍 원내대표는 “삼성은 한 개의 기업이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를 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세계시장에서 1등은 당연히 해야 하고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중소기업과 상생의 문제에 대해서도 더 많은 역할을 하면 세계 1등을 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모범을 보여줘야 국가적으로 산업 안전 보건에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일자리 창출도 당부했다. 홍 원내대표는 “삼성이 소프트웨어 인력을 연간 2000명에서 1만명을 양성한다고 했는데, 10배 정도 늘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적자원 육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삼성 같은 기업에서 배우고 전문성 습득해서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육성해주는 것이 국가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중소기업과 상생문제, 일자리 문제, 안전 문제 등을 잘 알고 있다”며 더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권미혁 민주당 대변인은 전했다. 이 부회장은 또 많은 협력업체에 혜택 돌아갈 수 있도록 하면서 정부에 건의할 것은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재계, 현장소통 “환영”.. 상법개정안 등 반기업 입법 우려 여전

재계는 정부 고위관료들이 산업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소통하는 행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사기진작에 나서는 것과 별개로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기업’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하고 있다.

최근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사례에서 보듯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경우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어느 곳 하나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을 포함한 상법 개정안과 공정위의 전속고발제 폐지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확대 등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재계와의 소통 강화가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선 기업들의 건의사항에 대한 후속조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오른쪽)가 30일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안내를 받으며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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