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남북정상회담에 선거운동 멈추고 회담 지켜봐
與 "북한 지원 더욱 강화"… 野 "적당한 타협 안돼"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손을 맞잡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자 6·13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치열했던 선거운동을 잠시 멈추고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번영’을 지지하는 입장을 일제히 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종전선언 등 영구적인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 내고, 남북 간 신뢰회복을 위해 북한에 대한 지원과 교류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는 달리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완전한 비핵화’ 등 실질적인 성과가 없는 정상회담은 의미가 없다”며 다소 경계섞인 목소리를 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TV로 지켜본 뒤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이번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종로구 덕수초등학교를 방문해 “분단 70년이 넘도록 이어진 적대와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여는 바로 오늘이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정상회담 이후에는 과거의 인도적 지원을 훨씬 넘어설 만큼 지원을 강화해 평화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가 길을 열고 뒤를 지방정부와 민간이 따라가는 ‘삼두마차론’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시기”라며 “수도원 서울과 평양과의 관계도 급속도로 개선돼 각 도시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도시외교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에 반해 김문수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은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김 후보는 이날 특별한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지만, 최근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은 노벨상회담이 아니다”라며 “순전히 북한 비핵화 회담이지 노벨상 타기나 선거득표 회담으로 몰고 가면 안 된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도 남북회담을 성사시켜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은 북한은 핵 개발과 대남도발을 지속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경기도 지사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후보도 특별한 일정 없이 남북정상회담을 TV생중계로 지켜봤다. 그는 전날 일본 TV아사히 인터뷰를 통해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깜짝 놀랄만한 양국 간 상당한 수준의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국당 후보로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는 남경필 후보는 “접경지역인 경기도지사로서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정상회담에서 핵 동결과 같은 적당한 선에서의 타협은 안하니만 못하다. 반드시 완벽한 비핵화 실천로드맵이 전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내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초당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전날 일본 TV아사히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계층은 좌파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양국 두 정상이 만나는데 도움은 못 줄 망정 이렇게 고춧가루 뿌리는 것은 참으로 한심하다”며 “홍 대표가 과연 제1야당 대표의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