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태블릿PC를 처음 입수해 보도한 JTBC 기자가 입수 경위와 관련해 “연출한 것이 아니다”라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JTBC 김모 기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주영 판사 심리로 1일 열린 미디어워치 대표 고문 변희재 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건물 관리인의 협조를 받아 (최씨가 운영하는) 더블루K 사무실에서 태블릿PC를 처음 입수했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혹시 다른 곳에서 입수하고서 마치 더블루K 사무실에서 발견한 것처럼 연출한 것 아니냐”는 검사의 질문에 “전혀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사무실이 한동안 비어 있는 상태였고, 내외부에 쓰레기가 있는 상태였다”면서 태블릿PC가 버려져 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김 기자는 “(PC) 개통자 문제는 JTBC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의 유착 부분의 결정적 근거가 되며 개통자를 어떻게 알아냈는지 밝혀야 한다”는 변씨 측 주장에 대해서는 취재원 보호를 이유로 답하지 않았다.
이날 JTBC 심모 기자도 증인으로 나와 “보도의 핵심은 최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읽어보고 수정했다는 것”이라며 취재 경위를 밝혔다.
심 기자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고영태 씨와 합석해 식사하면서 ‘최씨가 태블릿PC를 끼고 다녔고,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곤 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취재팀에서 실제로 수정 흔적이 있는 연설문 등이 담긴 태블릿PC를 발견함에 따라 고씨의 이야기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변씨 등이 ‘해당 태블릿PC로는 문서 수정이 불가능했다’며 조작된 보도를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방점은 ‘읽어보고 고친다’는 데 찍혀 있었다”며 태블릿PC의 수정 기능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디어워치 측에서 각종 집회를 열고, 인터넷상에는 제 주소나 신변을 알아보려는 댓글이 달리는 등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언론의 정상적 의혹 제기 수준을 넘어섰다고 생각한다”고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반면 변씨 측은 이날 증언의 신빙성을 낮추기 위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졌다.
변씨 측은 심 기자가 방송에서 ‘태블릿PC를 통해’ 수정했다고 보도했다며 해당 영상을 법정에서 상영했고, 고씨의 청문회 증언과도 보도 내용에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변씨 등 피고인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증인과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박 판사는 여러 차례 “증언을 들어야지 토론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피고인들을 제지하기도 했다.
변씨는 ‘손석희의 저주’라는 이름의 책자와 기사 등을 통해 “JTBC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공모해 태블릿PC를 입수한 뒤 파일을 조작하고 최씨가 사용한 것처럼 보도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린 혐의 등으로 미디어워치 기자 3명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