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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새 연호 '레이와'…"봄날 매화처럼 모두 꽃 피우길"

정다슬 기자I 2019.04.01 15:22:09

처음으로 중국 아닌 일본고전에서 '인용'
2019년 5월 1일 새 일왕 등극과 함께 사용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1일 오전 총리관저에서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본이 새 일왕 체제에서 사용될 일본의 연호(年號)로 ‘레이와’(令和)를 확정했다. 오는 5월 1일 0시를 기점으로 사용되는 새 연호는 일본이 서기 7세기에 연호제를 도입한 뒤 사상 최초로 중국 고전이 아닌 일본 고전에서 인용됐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1일 새 연호 ‘레이와’가 적힌 묵서를 공개했다. 일본 역사상 248번째 연호다. 레이와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가집 ‘만요슈’(萬葉集·만요집)의 시 32수 “겨울이 지난 달 아름다운 봄밤, 바람은 부드럽고 매화는 거울 앞에서 단장하듯 하얗게 피어났으며 난초는 자신의 몸을 감싸듯 향기롭다”(初春の令月にして、氣淑く風和ぎ、梅は鏡前の粉を披き、蘭は佩後の香を薰らす)라는 문구에서 따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연호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레이와에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마음을 맞대면 문화가 태어나 자란다’는 뜻이 담겨 있다”며 “강추위 후 봄에 보기 좋게 피는 매화꽃처럼 일본의 개개인이 내일에 대한 희망과 함께 꽃을 크게 피울 수 있다는 소망을 담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의 젊은 세대는 소셜미디어 등 새로운 도구를 훌륭하게 다뤄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며 “새로운 시대는 젊은 세대들이 각자의 꿈과 희망을 향해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시대였으면 좋겠다는 점이 이번 연호를 결정한 가장 큰 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레이와 이전 채택된 일본의 연호는 모두 중국 고전에서 인용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중국 고전이 아닌 만요슈에서 연호를 따온 이유에 대해 “일본은 역사적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지만 시대가 바뀌더라도 퇴색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요슈는 1200여년 전 노래책이지만, 일반 서민을 비롯해 지위나 신분에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들의 노래가 담겼다. 우리의 풍요로운 문화와 오랜 전통을 상징하는 책”이라고 의미를 더했다. 새 연호 선정에 앞서 아베 총리와 집권 자민당 보수파 의원을 중심으로 일본 고전에서 연호를 따와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새 연호 발표를 기점으로 오는 5월 1일 즉위를 앞둔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의 왕위 계승 절차는 본격화된다. 오는 2019년 5월 1일 0시를 기점으로 일본은 아키히토(昭仁) 일왕은 퇴위하고 레이와 1년이 시작되는 셈이다. 일본은 새 일왕 즉위에 맞춰 오는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 오는 6월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등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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