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은 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가 개최한 올해 세제개편안 공청회에서 진술자로 나서 “이번 개편은 공정과세의 어느 기준으로도 충분히 정당화되지 않는다”며 부동산세제 개편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회장의 분석에 따르면 정부의 세제개편안에서 조세지출의 재정전환분 1조 1000억원을 제외한 순수 세수 증가액은 연간 2조 3430억원이다. 이 가운데 종부세 증가분이 2조 1815억원으로 전체의 93.1%를 차지한다. 순수 세수 증가액은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의 0.56% 수준이다. 사실상 종부세 한 세목에 세수 확대 부담이 집중됐다는 게 김 회장의 분석이다.
그는 종부세 납세인원 48만 577명이 주택 소유자의 약 3%에 그친다는 점도 언급했다. 세수 확대 규모는 국세수입의 0.5% 남짓인데 특정 납세자 집단에 부담을 집중시키는 방식이 과연 비례적인 과세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주택 수에 따라 달랐던 세율을 주택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하면서 기존 3주택자에게 적용하던 높은 세율을 기준으로 삼아, 1주택자도 과세표준이 94억원을 넘으면 최고 5%의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 크게 달라지는 점도 문제 삼았다. 김 회장은 공시가격 15억원 주택을 60세 납세자가 10년간 보유한 경우를 예로 들었다. 2028년 개편안 기준으로 해당 주택에 거주하면 종부세가 10만 8000원이지만, 거주하지 않으면 152만 1000원으로 약 14.1배 차이가 난다는 계산이다. 동일한 재산을 보유하고도 거주 여부만으로 세금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편익원칙이나 응능부담 원칙으로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김 회장은 “집을 소유하되 거기 살지 않는 사람이 그 집에 사는 사람보다 경제적 능력이 크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직장이나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등으로 다른 곳에 거주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비거주를 납세자의 경제적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유세는 소득이 실현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부과되는 만큼 고령자 등 소득이 끊긴 주택 보유자의 부담을 완화할 장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제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내놨다. 2005년 도입 이후 이미 9차례 개편된 종부세는 이번 개편안에 따라 납세자는 향후 3년간 매년 다른 세율표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액공제 한도를 적용받게 된다. 납세자로선 부담해야 할 세금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김 회장은 부동산세제를 보유세 정상화 원칙에 맞게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비거주 부분에 대한 과세 강화와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 강화는 전면 재검토하고, 넓은 세원·완만한 실효세율·거래세 인하의 조합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세 대상을 좁히고 특정 구간의 세율을 높이는 방식보다 과세 기반을 넓히면서 실효세율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외에 가업상속공제 개편안도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사례로 지목했다. 기존의 ‘넓고 얕게’ 지원하는 방식에서 ‘좁고 깊게’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특히 공제 여부가 상속세 신고 시점에 확정되지 않고 심사위원회의 개별 판단에 달리게 되면 납세자가 사전에 공제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공제 요건을 경영기간과 고용 유지 등 납세자가 미리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으로 법률에 규정하고, 업종도 공제 대상 전체를 열거하기보다 제외 업종만 정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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