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주역이었던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은 2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관세 압박이 실제 인상보다는 합의 이행을 재촉하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위협은 한국 국회가 최근 한미 무역 합의를 승인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일본과 비교했다. 그는 “일본은 해당 합의에 대해 국회 비준이 필요하지 않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즉시 전면 이행에 나섰다”며 “반면 한국은 같은 합의에 대해 국회 심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 이행 절차가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만을 특별히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미 행정부 내부에서는 유사한 무역 합의 처리를 지연하고 있는 유럽의회에 대해서도 인내심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대미투자특별법’은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됐다. 이 법안은 미·한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 정부가 약속한 약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집행·관리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양국 간 양해각서에 따라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치는 이미 소급 적용했지만 국회 논의 지연으로 법안 처리 시점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번 압박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권한을 둘러싼 연방대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대법원이 대통령의 전면적 관세 권한에 제동을 걸 경우, 관세를 신속히 인상·인하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재량은 제한될 수 있다. 다음 변론 기일은 2월 20일로 예정돼 있다.
그는 한국에 대해 자동차 안전·환경 기준이나 디지털 규제 가이드라인 수정, 약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로드맵, 한미 간 맺은 양해각서(MOU)나 조인트 팩트시트(한미 정상이 합의한 통상·안보 패키지) 시행 등 입법이 필요 없는 주요 이행 가능 항목부터 실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관세 인상을 강행할지는 아직 열려 있는 문제지만 이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며 “한국은 입법이 필요 없는 합의 조항부터라도 완전히 이행함으로써 미국에 선의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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