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나섰지만... '尹어게인'에 묻힌 사법3법 규탄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한영 기자I 2026.03.03 17:08:05

국회부터 청와대까지 국민대장정 나선 野
송언석 "독재 이미 시작…막지 못해 송구"
장동혁 당원 향해 "한 목소리 내 달라"
집회 신고 못해 피켓 없이 침묵 행진 해프닝
윤 어게인 깃발 등 소란에…지도부도 우려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국민의힘은 3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 3법(법 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국회에서 청와대까지 9㎞ 도보 행진 규탄대회를 열었다.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는 정부를 향해 ‘독재’라고 목청을 높였고, 일부 당원들도 이에 가세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윤 어게인’ 구호와 성조기 깃발이 등장하며 혼선이 빚어졌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사법독립 헌정수호를 위한 대국민 호소 국민대장정 규탄대회를 마친 뒤,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지금 대한민국 80년 역사의 민주 공화정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사법시스템을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범죄자를 봐주기 위해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다”고 핏대를 세웠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독재는 이미 시작됐다”며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사법시스템 수호를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장동혁 대표는 당원들을 향해 통합된 목소리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여러 목소리로 갈라지면 어떤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며 “간절한 목소리가 국회 담을 넘어 국민께 들릴 수 있도록 자유민주주의 헌정 수호라는 하나의 구호로 한 목소리를 내달라”고 말했다.

행진 대열은 100m 넘게 늘어섰다. 일부에서는 “이재명과 싸워야 한다. 이재명 내려오라”는 고함이 나왔고, “재판을 받으라고 하라”고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하지만 집회 신고 절차를 마치지 못해 별도의 깃발이나 팻말을 들지 못하고 침묵 행진으로 진행되면서 시민들은 무슨 내용의 시위인지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행진 현장을 지나치던 여의도 인근 직장인 김모 씨는 “태극기와 성조기만 있길래 사법개혁 관련 규탄시위인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메시지 이탈이었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온리 윤(Only Yoon)’ 포스터를 들고 윤 어게인을 연호하면서 정작 사법 3법 관련 구호는 묻혔다. 지도부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한 지도부 인사는 “너무 정리가 안 되고 있다”며 “이러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도 “사법파괴 깃발은 하나도 없다”며 “내가 지금 윤 어게인과 성조기 깃발을 따라가는 게 맞는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성 성향의 중진 의원 역시 “도대체 지금 뭐하는 건가. 깃발부터 내리라고 하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국민의힘 도보행진 현장에서 성조기와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당내 비판 인사들을 향한 고성도 이어졌다. 한 중년 당원은 행진 중인 의원들을 향해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을 내보내야 한다”며 “당원을 왜 무시하나”라고 외쳤다. 또 당내 비판 메시지를 제기했던 주호영 의원에 대한 비속어를 외치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는 신천지 집단 입당 의혹과 관련해 검찰 합동수사본부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었다. 이에 당 내에서는 이번 도보 행진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차라리 당사로 가는 게 나았을 것”이라며 “지금 청와대를 가더라도 대통령이 안 계시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