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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반 잃어버린 방송의 자유”…통일TV 되살아났지만 尹정부 책임은 누가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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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I 2026.07.02 16:30:21

법원 “등록취소 위법” 최종 확정
이재명 정부 상고 포기, 국가기관 잘못도 공식 인정
방송은 멈추고 공무원은 징계
국민 시청권·행정 신뢰 훼손, 남은 것은 국가 책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통일TV가 3년 반 만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지위를 되찾았다. 법원이 등록 취소 처분이 위법하다고 최종 판단했고, 이재명 정부는 상고를 포기하면서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국가기관의 잘못을 공식 인정하며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방송이 중단됐던 3년 반의 시간과 그 과정에서 징계를 받고 법정 다툼까지 벌여야 했던 공무원들의 피해는 되돌릴 수 없게 됐다. 윤석열 정부 당시 내려진 행정처분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누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질 것인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국가기관이 적법한 근거 없이 방송사업자의 등록을 취소했고, 그 과정에서 실무 공무원들에게 책임이 전가된 대표적 사례라는 점에서 우리 행정과 방송 정책에 적지 않은 과제를 남겼다는 평가다.

실제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2일 “방송의 자유와 다양성을 보장해야 할 국가기관이 적법하지 않은 방법으로 PP 등록을 취소해 방송의 자유와 국민의 시청권을 위축시킨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밝혔다.

행정기관이 자신의 처분이 방송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유감을 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이뤄진 행정처분에 대해 정권 교체 이후 정부가 사실상 국가기관의 잘못을 인정한 셈이다.

통일TV 로고
통일TV 로고
법원 판단은 두 차례 모두 “등록 취소 사유 없다”

사건은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통일TV가 북한 조선중앙TV 영상을 활용한 방송을 송출하자 북한 체제를 미화했다는 정치적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KT는 국가보안법 위반 우려를 이유로 IPTV 송출을 중단했고,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일TV의 PP 등록을 취소했다.

2023년 1월 지니TV는
2023년 1월 지니TV는 "지니TV에서 제공 중인 통일TV는 방송프로그램 내용 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고객님들의 권익보호를 위하여 부득이하게 방송프로그램 제공이 중단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라는 안내문구를 올렸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처음부터 일관됐다.

서울행정법원에 이어 서울고등법원은 “사회통념상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등록 취소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조직 개편으로 관련 업무를 넘겨받은 뒤 법무부에 상고 포기 의견을 제출했고, 법무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국가기관의 등록 취소 처분은 법적 근거를 인정받지 못했고, 행정처분 자체가 위법했다는 사실만 남게 됐다.

방송사는 멈췄고, 실무 공무원은 징계를 받았다

후폭풍은 방송사에만 그치지 않았다.

당시 등록 업무를 담당했던 과기정통부 실무 공무원들은 대기발령과 전보, 감봉,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 등록 승인 업무는 당시 법령과 절차에 따라 처리됐지만 정치적 논란이 커지면서 실무진이 책임을 떠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후 법원은 등록 승인 업무를 담당했던 오용수 당시 방송정책관에 대한 징계 역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복직했지만, 함께 징계를 받았던 일부 직원들은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가 그대로 남아 형평성 논란도 이어졌다.

2025년 10월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일TV’ 징계 공무원 구제 필요성이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통일TV 관련 징계가 과도하고 형평성을 잃었다고 지적했고, 오용수 당시 국장은 “본인은 법원 판결로 복직했지만, 같은 사안으로 징계받은 동료들은 구제받지 못했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소송하지 않은 두 명도 사면을 통해 징계를 없앨 수 있다”고 답해 사면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진=이데일리 DB
2025년 10월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일TV’ 징계 공무원 구제 필요성이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통일TV 관련 징계가 과도하고 형평성을 잃었다고 지적했고, 오용수 당시 국장은 “본인은 법원 판결로 복직했지만, 같은 사안으로 징계받은 동료들은 구제받지 못했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소송하지 않은 두 명도 사면을 통해 징계를 없앨 수 있다”고 답해 사면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진=이데일리 DB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같은 사안을 두고 일부는 법원 판결로 명예를 회복한 반면 일부는 여전히 징계를 안고 있는 현실이 공직사회 신뢰를 훼손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사면 등을 통한 구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국가가 인정한 ‘행정 실패’…남은 것은 책임

이번 사건의 가장 큰 의미는 단순히 통일TV가 방송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있지 않다.

국가기관 스스로 방송의 자유와 국민의 시청권을 위축시켰다고 인정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국가가 행정 실패를 사실상 공식 인정한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책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통일TV는 3년 반 동안 정상적인 사업을 하지 못했고, 담당 공무원들은 징계와 소송으로 경력상 피해를 입었다. 법원은 잇따라 국가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이재명 정부도 이를 수용했지만, 윤석열 정부 당시 잘못된 행정으로 발생한 피해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질 것인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이번 사건은 특정 방송사의 복권을 넘어 국가 권력이 방송과 행정에 개입할 때 얼마나 엄격한 법적 근거와 절차가 필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로 남게 됐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행정은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법률과 원칙에 따라 작동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다시 확인시킨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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