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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코로나 디스카운트' 새 변수에 M&A 시장 온도차

김성훈 기자I 2020.03.02 22:00:00

코로나19 사태에 ''코로나 디스카운트'' 주목
매각 일정 장기화에 ''더 따져보자'' 움직임
''서두르지 않겠다'' 인기 여전한 매물 ''느긋''
"코로나19가 딜 시기·규모 결정 요소될 것"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른바 ‘코로나 디스카운트’가 인수합병(M&A)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연초만 해도 다수 경쟁자가 참여 의사를 밝히며 몸값을 높이던 M&A 매물들이 코로나19 여파에 일정이 지체되자 ‘이번 기회에 꼼꼼히 따져보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반면 매각 일정에 여유가 생기며 도리어 관심이 더 높아지는 매물도 있어 코로나19 사태가 최종 딜(거래) 규모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 다만 인수 계약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감안해 당초 예정보다 150억원을 줄어든 545억원에 성사됐다. 사진은 이날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의 제주항공 카운터. (사진=연합뉴스)
◇‘꼼꼼히 보자’…매각 장기전 돌입한 M&A 시장

제주항공은 2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545억원에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대상은 이스타항공 지분 51.17%(보통주 497만1000주)로 지분 취득 예정일은 내달 29일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로 예정된 SPA 시점이 미뤄진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인수로 이어졌다. 다만 매각가는 양해각서 당시 공시한 예상 인수가(695억원)보다 23%(150억원) 낮아진 545억원에 최종 결정됐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전체가 침체 일로를 걷자 양측이 인수가액 조정에 합의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연초만 해도 다수의 경쟁자가 참여하며 열기를 높이던 M&A 매물들도 코로나19에 숨고르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지난 1월 예비입찰에서 국내 전략적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 등 4~5곳이 참여한 국내 택배업계 4위 로젠택배는 이르면 이달 초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시간이 미뤄질 전망이다.

로젠택배를 보유한 홍콩계PEF 베어링프리이빗에쿼티(PEA)와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증권마켓은 예비입찰 이후 대형 PEF와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추가로 관심을 보이자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열기가 수그러들며 경쟁사보다 적은 물류 터미널과 대형 화주 물량 비중이 적다는 점, 다소 높게 책정된 희망매각가(약 4000억원) 등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며 매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반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래픽=김다은 기자)
◇‘서두를 필요 없다’…인기 여전한 매물은 ‘느긋’

지난달 매각 작업이 본궤도에 오른 폐기물처리업체 코엔텍(029960)도 최근 상황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 최근 폐기물처리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1위 소각업체이자 3위 매립업체인 코엔텍의 업계 내 인지도, 또 다른 비상장 폐기물업체인 새한환경을 묶어 매각하는 방안이 매력으로 꼽히면서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코엔텍 지분 100%를 보유한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는 지난달 티저레터(투자 안내서)를 배포 이후 이르면 다음주 IM(투자설명서) 발송에 나설 전망이다. 관건은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에 제약이 걸린 상황에서 IM발송 이후 약 한 달간 이뤄질 예비실사 과정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느냐다. 자칫 상황이 지체돼 상반기를 목표로 했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도 미뤄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온라인 채용정보 시장 1위 사업자로 발돋움한 잡코리아 매각은 코로나19 역풍에서 빗겨난 모습이다. 코로나19 여파가 덜한 온라인 기반 사업인데다 중대형 PEF들이 눈독을 들이는 IT소비재 사업군이라는 점 때문에 관심이 여전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잡코리아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감안한 기업가치가 5800억~7800억원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 H&Q가 2015년 잡코리아 잔여지분(50.1%)을 사들이며 책정한 기업가치(약 2015억원)보다 최고 4배 가깝게 급성장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잡코리아가 인수 이후 현금 창출력을 꾸준히 키워왔다는 점에서 봤을 때 매각전을 서두르지 않고 적정 인수가격 책정에 신중을 기할 것이다”면서도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입는 매물들도 있어 향후 코로나19 사태 지속이 시장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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