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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진행된 한라캐스트와 JPI헬스케어, 그래피의 일반청약을 끝으로 이날부터 예정된 신규 공모 일정은 없다. 지난 7월 이후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이 없어서다. 이 기간 증권신고서 제출 기업은 전자증권 등록 누락으로 절차를 중단했다가 전날 재신고한 에스투더블유가 유일하다.
명인제약 등 일부 기업은 지난달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으나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보통 IPO 절차상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일반청약까지 최소 1개월 반 이상이 걸리는 만큼 앞으로 최소 한 달 이상은 IPO 시장의 휴지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하게 되면 이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번 공백은 금융당국이 도입한 ‘의무 보유 확약 우선 배정’ 제도의 영향이 크다. 지난달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IPO 과정에서 기관 투자자 배정 물량의 40% 이상을 확약 신청 기관 투자자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 이는 상장 당일 대량 매도를 줄이고 공모가 거품을 완화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지난해 IPO 기업들의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이 평균 19%에 불과했던 만큼 기준을 맞추려면 공모가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상장 예비 기업으로선 부담이다. 공모가를 하향 조정하면 그만큼 상장을 통한 조달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올해 말까지는 기준을 30%로 완화 적용하지만, 중소형사엔 여전히 부담이라는 평가다.
주관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공모 물량의 1%(최대 30억원)를 매입해 6개월간 보유해야 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준 미달 시) 주관사가 IPO 한 건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수료를 그대로 공모 물량 매입에 사용할 수도 있다”며 “확약 물량 확보를 위해 공모가 산정과 기업 심사를 더욱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팩 상장으로 눈 돌리는 중소형사…“대안 될지 미지수”
업계에선 제도 도입에 따라 단기적인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건전한 투자 문화 형성과 성장성 높은 기업 위주의 상장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단타 성향의 기관 투자자 비중이 줄면 장기 성장 가능성이 검증된 기업 중심으로 IPO가 이뤄질 수 있고, 주관사의 심사 역량과 책임성도 강화된다는 이유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올해 하반기엔 시장 참여자들이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일부 적응 기간을 거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기관 투자자들은 상장 직후 매도가 불가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수요예측 참여 시 매수 희망 가격을 매우 보수적으로 써내는 방향으로 리스크 관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중소형사는 규제 적용을 피하고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스팩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은 공모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제도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에 올 상반기 3건에 그쳤던 스팩 상장도 지난달부터 빠르게 늘면서 하반기에만 4건을 기록했다. 여기에 공모를 진행했거나 거래소 심사를 마친 스팩도 3건에 이른다.
IPO 업계 관계자는 “올해 증시 활황으로 우회 상장보다 직상장을 택하는 기업이 많았지만, 제도 도입 이후 스팩 상장을 검토하는 곳이 늘고 있다”면서도 “스팩 합병 기업의 가치 평가 방식 등을 두고 거래소 심사가 까다로운 만큼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