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 귀환’ 없이는 증시 반등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복귀를 촉발한 핵심 트리거로는 △반도체 투톱 실적 발표 및 추가 주주환원책 △미국 중간선거 종료 △미 국채금리·국제유가 안정 △앤트로픽(Anthropic) 상장 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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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순매도 89% 삼전닉스에 집중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 정규장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08조537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중 89%(185조7412억원)가 삼성전자(삼성전자우 포함)와 SK하이닉스 매도분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투톱에 매도세가 집중된 것이다.
이로 인해 이날 정규장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46.16%로 2008년 이후 1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고, SK하이닉스(49.02%)도 최근 10년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이 쏟아내는 매물을 받아낼 국내 수급 주체가 실종되면서 지수가 연일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에서 3조6341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2886억원, 기관은 1조6390억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폭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로 인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4.59포인트(7.57%) 내린 5554.22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9.48%, SK하이닉스는 11.06%까지 떨어져 그야말로 ‘검은 목요일’ 패닉에 빠졌다.
그간 외국인의 ‘매도 폭탄’을 흡수하던 자사주 매입 방패도 효력을 다해 약세장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8월 말부터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해 온 SK하이닉스는 오는 20일 전후로 취득 완료를 앞두고 있고,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던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6일 취득을 마쳤다.
개인들의 투자 동력도 크게 떨어졌다. 개인은 올해 코스피 7000~9000선 고점 구간에서 80조원 이상의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이후 지수 급락으로 대거 손실 구간에 묶여 있어 추가 실탄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태다. 실제로 개인들의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은 6월 초 140조원에 육박했다가 이달 13일 기준 100조원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유동화가 가능한 개인들의 여유 자금은 미국 증시나 고금리 채권 상품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라며 “지수가 반등을 시도하더라도 개인의 본전 회복 매물벽이 상단을 가로막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외국인 수급 귀환 없이는 지수 반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대다수의 전망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기록적인 실적도 외국인의 매도 압력을 넘어서지 못했다”며 “(증시)상승의 시점과 강도, 속도는 외국인 수급 전환에 달렸다”고 말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6000 밑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외국인 순매도의 이유를 찾기보다, 외국인이 다시 돌아올 트리거가 무엇일지 관측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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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외국인의 복귀를 촉발할 4대 핵심 트리거로 매크로(거시경제) 환경과 반도체 펀더멘탈 회복 등을 꼽고 있다. 이준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전닉스가 코스피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상회하고, 반도체는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의 71%를 차지한다”며 “방어주 강세로는 반도체 실적을 상쇄할 수 없는 체급 차이로, 결국 양사가 오르지 않으면 지수 상승도 어렵다”고 말했다.
우선 10월 말 예정된 반도체 투톱의 실적 발표가 1차 수급 분수령이다.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할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로드맵, 2027~2028년 중장기 이익 추정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나올 주주환원책에 따라 외국인 투자심리 회복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종료 역시 시장 불확실성을 덜어낼 전환점으로 꼽힌다. 통상 선거 직전에는 정치적 노이즈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짙어지지만, 선거가 마무리되면 정책 가시성이 확보되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 장기 국채금리와 국제유가의 안정, 중동 갈등의 출구전략 도출도 매크로(거시경제) 부담을 잠재울 핵심 변수다. 사우디 피습 등 중동의 확전 위기가 진정되고 미·이란 협상을 통해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야 글로벌 긴축 완화와 외국인 귀환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중순으로 예정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의 상장 이벤트가 마무리되는 것도 주요 분기점이다. 지난 6월 스페이스X 상장 직전 기술주가 일시 조정을 받았던 사례처럼, 대형 AI IPO를 앞두고 빚어진 글로벌 수급 쏠림과 차익실현 압력이 상장 이후 점차 해소될 수 있어서다.
김재승 연구원은 “앤트로픽도 상장 이전에는 대형 IPO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면서도 “상장 이후에는 수급 부담이 덜어지는 동시에 AI의 실질 수익성에 대한 불투명성도 낮아져 외국인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기업 실적의 절대치보다 이익 성장의 지속성과 미 장기금리 및 채권 변동성 안정, 글로벌 자산배분 변화를 함께 확인하는 구간”이라며 “외국인 현·선물 매도 강도 완화와 이달 말 주주환원 모멘텀을 확인하며 분할 대응에 나서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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