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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갑자기 오지 않았다"…일부 지역 인구감소 20년 먼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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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I 2026.05.21 14:00:41

전국 자연감소는 2020년…인구감소지역, 이미 2000년 이전
20대 청년 유출 누적되며 출생 감소·고령화 악순환
수도권 인구·경제 집중 심화…지역 격차 확대
"재정 지원 넘어 국가균형발전으로 접근해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지방 인구 감소 원인이 최근 20여년 간의 저출산·고령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 전부터 누적된 청년층 유출과 수도권 집중이 만든 구조적 불균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정부 정책도 재정 지원이나 출산 장려를 넘어 교육·일자리·정주 여건을 아우르는 국가균형발전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포럼 5월호에 실린 ‘지역 인구변동의 지역 인구변화의 다층적 이해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인구감소지역은 이미 2000년 이전부터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자연감소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전체 인구의 자연감소는 2020년 처음 나타났다. 당시 출생아 수와 사망자 수는 각각 27만 2337명, 30만 4948명으로 자연적 증감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 2021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기초지방자치단체 A지역의 경우 출생아 수가 2000년 506명에서 2024년 142명으로 급감한 반면, 사망자 수는 같은 기간 1025명에서 1037명으로 소폭 늘었다. 보고서는 이를 근거로 지역 인구의 자연감소가 전국보다 최소 20년 이상 앞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역 인구 감소의 핵심 배경으로 청년층 이동이 지목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연령대별 순이동을 비교한 결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20~24세와 25~29세 청년층 순유입이 뚜렷했다. 그러나 비수도권은 같은 연령대 순유출 경향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별로 유출 시점도 달랐다. 부산과 대구는 취업 시기인 25~29세, 전남과 경남은 대학 진학 시기인 20~24세 연령층의 순유출이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지역별로 필요한 정책 처방도 달라야 한다고 봤다. 대학 진학 단계에서 청년 유출이 큰 지역은 교육 인프라 강화를, 취업 단계 유출이 큰 지역은 양질의 일자리 조성을 우선 순위로 두고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청년 유출이 단순한 인구 감소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과거 사회적 감소가 시간이 지나 출생 감소와 고령화로 연결되면서 최근 자연적 감소로 연결됐다고 진단했다. 실제 2018~2023년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인구가 감소한 지역은 173곳으로 증가 지역(55곳)의 3배를 웃돌았다. 감소 지역은 대부분 비수도권에 집중됐다.

지역 간 격차는 인구를 넘어 경제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19년 비수도권을 넘어섰고 지역내총생산(GRDP)은 이미 2015년 수도권이 추월했다. 인구 분포의 공간적 집중도를 보여주는 지표도 최근 상승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수도권 집중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불균형으로 굳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비수도권의 고령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20년 고령인구 비율은 광역

시 지역이 12∼19%, 광역도 지역이 20%를 상회했지만, 2024년에는 모든 지역에서 증가했다. 특히 강원·부산·울산·경남·경북·전북 등 비수도권에서 증가 폭이 더 컸다. 고령화 심화는 복지 수요 확대와 지방재정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의 정책 추진 여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소멸을 개별 지역 문제가 아닌 국가균형발전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비수도권 거점 개발을 통해 인구 분산을 유도해 비수도권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보다 내실 있게 집행하고 특례 제도를 시의성 있게 활용해 정주 여건을 내실 있게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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