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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럭성격 협치 가능한가’ 묻자…이해찬 “나 각박한 사람 아니다”

조용석 기자I 2018.07.24 18:29:26

24일 민주당 초선의원 주최 당대표 후보 토론회
초선의원 ‘맞춤형 개별 질문’에 후보들 ‘진땀’
김두관에게 ‘존재감 낮아’, 이인영에게 ‘여전히 운동권’
예비경선 닥친 후보들…초선의원 표심잡기 총력

더불어민주당 초선 국회의원 주최 당대표 후보 초청토론회가 2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예비경선(컷오프)을 이틀 앞둔 24일,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에 도전한 중진급 의원 8명이 초선의원 앞에 섰다. 약점을 겨냥한 초선의원의 질문에 당대표 후보들은 연신 진땀을 흘렸다. 예비경선 통과를 위해 한 표가 아쉬운 후보들은 초선의원들의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 ‘버럭성격 협치 가능한가’, ‘존재감 낮은데’…후보들 ‘진땀’

2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는 민주당 초선의원 주최 당대표 후보 초청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출사표를 던진 김두관(초선)·김진표(4선)·박범계(재선)·송영길(4선)·이인영(3선)·이종걸(5선)·이해찬(7선)·최재성(4선) 의원 등 8명(가나다순)이 모두 참석했다.

후보들을 가장 난감하게 한 것은 개별질문 시간이었다. 초선의원들이 후보 개개인의 약점을 겨냥해 만든 ‘맞춤형 질문’을 사전 공지 없이 질문하는 시간이었다. 사회를 맡은 박용진 의원은 “개인감정이 없다는 것을 미리 말씀 드린다”고 양해를 부탁하기도 했다.

초선의원들은 이해찬 의원이 총리로 재직할 당시 야당(현 자유한국당)과 대립했던 일을 돌이키며 “버럭 총리라는 별칭이 있고, 보수궤멸을 주장해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는데 여야 협치가 가능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여야 협치를 하더라도 원칙을 분명히 지키고 우리의 철학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이 당시 대정부 질의서도 보셨겠지만 질의 내용이 상식 이하다. 그런 것을 다 수용하는 것은 협치가 아니다”고 꼿꼿한 대답을 내놨다. 하지만 “내가 원래 성격이 이렇게 각박한 사람이 아닌데 야당 오래하다 보니 그렇게 비춰졌다”며 “경험을 살려서 야당을 잘 설득하겠다”고 톤을 낮췄다.

김두관 의원에 대해서는 “경남도지사 중도사퇴로 무책임하다는 비난과 함께 당 안팎에서 존재감이 낮아졌다는 우려가 있다”는 직격탄이 날아왔다. 김 의원은 2012년 대선 출마를 위해 경남도지사를 중도 사퇴했으나 낙선했고 이후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김 의원은 “6년이 지난 지금도 경남에 방문하면 도민에게 사과드리고 있다”며 “그럼 측면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누구보다 김경수 후보의 경남도지사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2012년 대선 후 6년간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냈다”며 “(당대표가 되면)원내입법 활동은 원내대표가 하시고 나는 총선 준비와 현장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선의원들은 운동권 이미지가 강한 이인영 의원에게는 “언제까지 1987년 6월 항쟁 이야기를 할 거냐. 새로운 아젠다를 만드는 데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종걸 의원에게는 2015년 원내대표 당시 문재인 대표에 맞서 당무를 거부했던 사건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 의원은 “당시 절차적 방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다”고 인정하면서도 “통합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8명의 후보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두관, 김진표, 박범계, 송영길, 최재성, 이해찬, 이종걸, 이인영 의원(사진 = 뉴시스)
◇초선의원들에 납작 엎드린 중진들…예비경선 표심 잡기 ‘총력’

이날 후보들은 공통질문으로 나온 공천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했다. 하지만 모든 공천을 정무적 판단을 제거하고 시스템으로만 할 것인지, 전략공천을 아예 없앨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후보들 간의 의견이 갈렸다. 김두관 의원은 “가능한 제도와 시스템에 근거해야 하나 중앙위원회, 당무위원회 등에서 하는 정무적 판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최재성 의원은 “공천은 당대표의 인격이나 선의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완벽한 시스템 공천을 주장했다.

또 여성후보 공천 30% 비율에 대해서도 후보들 간 다소 이견이 드러났다. 기계적으로다 30% 비율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과 당선될 수 있는 여성후보를 먼지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는 주장이 대립했다. 청와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후보들 대부분 “소통을 확대 하겠다”며 비슷한 의견을 냈다.

이처럼 중진급 당대표 후보들이 초선의원의 질문에 진땀을 흘리면서도 성심성의껏 답변한 것은 예비경선을 통과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예비경선은 국회의원, 광역·기초자치단체장, 원외 지역위원장, 고문단 등을 포함한 470여명의 중앙위원 투표로 결정된다. 예비경선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전체 129석 중 66명에 달하는 초선의원의 한 표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8명의 후보들은 오는 26일 오후 2시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1차 관문인 예비경선을 통해 최종후보 3명으로 압축된다. 최후 3인 안에 들어야 본경선인 8·25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다. 무려 2.67대 1이라는 경쟁률을 이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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