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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RBA 이사 9명 중 6명이 인상을 주장했고, 3명은 동결을 주장했다. 올해 다섯 번째 인상을 두고도 이사회 안에서 의견이 갈린 셈이다. 투표 결과는 금리를 더 올릴지를 두고 이사회 내부에 이견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RBA는 이날 통화정책 성명에서 물가상승률이 향후 1년간 3%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의 물가 목표 범위는 2~3%다. RBA는 물가가 이 범위 상단으로 돌아오는 시점을 2027년 말로 제시했다. 종전 전망보다 약 3분기 늦춰 잡은 것이다. 물가 안정 시점이 그만큼 멀어졌다는 의미다.
RBA는 물가 압력의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중동 분쟁이 밀어올린 에너지 가격이다. 다른 하나는 AI 투자 확대와 맞물려 급등한 기술 제품 가격이다. 에너지는 가계와 기업의 비용에 직접 영향을 준다. 기술 제품은 AI 관련 투자 수요가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 요인 모두 중앙은행이 금리로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공급·수요 측 변수다. 그런데도 RBA가 금리를 올린 것은 물가 상승세가 굳어지는 상황을 경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기 상황은 좋지 않다. 호주에서는 집값이 급락하고 실업률이 오르면서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 집값 하락은 가계의 자산 가치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고용 지표가 나빠지면 소비가 더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금리 인상은 대출 이자 부담을 키우는 만큼 경기 둔화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RBA는 추가 긴축이 정당하다고 밝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결정에 반대한 이사 3명도 이런 부담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은 발표 직후 곧바로 반응했다. 호주달러는 뉴질랜드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기준금리를 올렸는데도 호주달러가 약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사회가 6대3으로 갈렸다는 점이 추가 인상 기대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인상으로 RBA는 올해 들어 다섯 차례 금리를 올렸다. 연 4.85%는 2008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고유가와 AI발 기술 제품 가격 상승이라는 물가 요인이 이어지면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도 긴축 기조를 쉽게 풀기 어려울 수 있다. RBA의 다음 결정은 물가 전망이 예상대로 흐르는지, 집값 하락과 실업률 상승이 어느 속도로 진행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