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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반값 임금’ 등 애초 광주시가 제안했던 사업 조건이 노동계와 협의 과정에서 대거 틀어지면서 현대차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주말까지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협상 무산과 사업 좌초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을 중심으로 한 협상팀은 이날 오후 서울 현대차 본사에서 투자 협상을 했다. 시는 지난 13일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한 지역 노동계와 마련한 투자협약서(안)를 토대로 전날부터 1박2일 동안 협상을 진행했다.
시는 국회 예산 심의가 마무리되는 15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협상에 나섰으나 이틀간에 걸친 협상에서도 핵심 쟁점 2~3건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이번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핵심인 ‘반값 임금’을 놓고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애초 광주시가 현대차에 제안했던 조건들이 틀어진 것이 대타협 난항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광주시는 앞서 지난 3월 노사민정 공동결의안을 통해 주 44시간, 초임 연봉 3500만원을 현대차에 제안했지만, 지난 13일 마련한 합의안에선 주 40시간, 3500만원에 특근비(약 1000만원) 별도로 지급해달라는 노동계의 주장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 인상률 산정 방식도 달라졌다. 3월 원안에는 노사 분규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임금은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자동 산정하기로 했었지만, 수정안에는 노조와 임금교섭을 통해 결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단체협약 역시 5년간 유예 조항을 폐기하고 노사간 협의가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민주노총의 극렬한 반대, 민주노총 산하인 현대·기아차 노조의 총파업 예고, 국제적 자동차 시장 침체에 따른 현대차의 실적 부진 등도 협상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악재 속에 현대차가 시와 지역 노동계가 마련한 협상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점차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시는 이번 주말을 포함해 18일까지 추가로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병훈 부시장은 “오늘까지 협상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18일까지 협상을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