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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 낙태 브이로그' 산모, 2심 무죄…"살해 알았다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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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오현 기자I 2026.07.23 16: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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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징역 3년·집행유예 5년 → 2심 무죄
法 "살해 알고서 영상 게시한 것 납득 어려워"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임신 36주차에 중절수술을 진행해 살인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던 산모가 2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아들었다. 1심에서 산모가 ‘태아가 밖으로 나온 뒤 살해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었음에도 중절 수술을 진행해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봤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달리 판단한 결과다.
서울고등법원(사진=연합뉴스)
서울고등법원(사진=연합뉴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용석)는 23일 산모 권모 씨와 중절 수술을 진행한 병원장 윤모 씨, 집도의 심모 씨 등의 살인 혐의 등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권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윤 씨는 징역 6년에서 징역 4년으로 감형됐고, 심 씨도 징역 4년에서 징역 2년 6개월로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권 씨에게 살인을 공모해 피해자를 살해하거나 미필적으로 살해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며 원심 판단을 파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권 씨가 태아가 살아서 나오는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사정과 사체처리 동의서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 살해 사실을 알았거나 미필적으로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중절수술을 받기 전 배출된 태아에 대한 사체처리 동의서에 서명하긴 했으나, 사체 처리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으로 보이고 살해하는 것을 동의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시했다. 또 “피고인이 입양 절차 등을 알아보지 않았지만 그렇더라도 이것이 피고인이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모체 밖으로 태아를 꺼낸 후 살해할 것이라는 걸 알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사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재판부는 “피고인은 낙태 수술 거부 내역, 태아 초음파, 수술 후 병실에서 피고인의 모습 등 수술 전후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게시했는데, 만일 제왕절개를 통한 중절 수술이 살해라는 걸 알았다면 누구에게나 공개된 채널에 이를 게시한 것은 이례적이라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권 씨가 제왕절개를 통한 고주차 임신중절 수술이 태아를 사후적으로 살해한다는 것을 실제로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셈이다. 또 권 씨가 임신 사실을 늦게 알았고 수술까지 기간이 매우 짧아 후기 임신중절의 구체적 의료 행위 절차를 알기 어려웠던 점도 고려했다.

반면 의료진의 살인 책임은 유지됐다. 재판부는 병원장 윤 씨가 집도의 심 씨와 암묵적으로 공모해 태아를 살해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윤 씨가 받은 수술비 전액을 범죄수익으로 본 1심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브로커 소개 대가와 별도로 지급받은 일반 수술비는 의료행위의 대가인 만큼 모두 추징 대상은 아니며, 권 씨로부터 받은 900만원만 범죄수익에 해당한다고 봤다.

윤 씨와 심 씨는 2024년 6월 임신 34∼36주 차인 권 씨에게 제왕절개 수술을 해 태아를 출산하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사각포로 태아를 덮고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권 씨는 ‘36주 낙태 브이로그’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불거졌고, 보건복지부가 수사의뢰를 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태아가 모체 밖에서 독자 생존이 가능한 시점이었던 만큼 낙태가 아닌 살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의료진과 산모를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1심은 권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윤 씨는 징역 6년과 벌금 150만원, 추징금 11억 5000여만원을, 심 씨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태아가 독립 생존이 가능한 상태였고 권씨도 이를 인식한 채 범행에 가담했다며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권 씨가 태아가 사산돼서 나오는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지 않았고, 사체처리 동의서에 서명했다는 이유 등을 유죄 배경으로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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