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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전쟁 투자'라며 외면했는데…글로벌 투자자, 방산펀드에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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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I 2026.07.16 16:54:02

연기금·기관투자가, 방산 투자 제한 잇따라 완화
영국·덴마크·핀란드 LP, 방산 투자 기준 재정비
논란 무기 선 긋고 듀얼유즈 기술에는 문턱 낮춰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방위산업 투자를 경계했던 글로벌 출자자(LP)들이 마음을 열고 있다. 지금까지 LP들은 ‘전쟁에 베팅한다’는 인상을 주는 탓에 방산 기업에 투자하는 운용사(GP)에 출자하는 걸 꺼렸다. 그러나 방산 기술 투자에 대한 이미지가 지난해부터 서서히 변모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전운이 감돌고, 각국 정부가 국방비 확충에 들어가면서부터다. LP들의 투자 기준 완화가 글로벌 방산 투자 시장을 얼마나 성장시킬지 업계 시선이 쏠린다.

프랑스 혁명기념일 연례 군사 퍼레이드 도중 프랑스 헌병대의 신형 헬리콥터가 파리 에펠탑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 (사진=AFP·뉴스1)
프랑스 혁명기념일 연례 군사 퍼레이드 도중 프랑스 헌병대의 신형 헬리콥터가 파리 에펠탑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 (사진=AFP·뉴스1)


16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LP들이 방산 기업 투자 기준을 재정비하고 있다. 특히 ESG나 윤리에 민감한 유럽계 LP들이 방산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유연해졌다. 이들은 GP들이 방산 기업 투자를 보다 유연하게 검토할 수 있도록 투자 정책과 규정을 바꿨다.

예컨대 영국성공회 기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기관 재무위원회는 ‘윤리적 투자를 위한 자문그룹(EIAG)’의 지침을 참고해 15년 만에 국방 관련 투자 정책을 개정했다. 인권을 탄압하는 국가에 기반을 둔 기업에 대한 투자 기준은 엄격히 한다. 반대로 나토 회원국과 영국 방산 기업에는 책임 있는 투자를 진행하도록 활로를 열어줬다.

덴마크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도 “유럽 방위 투자에 대한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6월 책임투자 원칙을 개정했다. 그러면서 유럽 방산 업체들에 대한 투자 제한을 완화했다. 모두 유럽 핵무기 프로그램과 일부 사업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로 배제해온 곳이다. 이로써 에어버스와 탈레스, 레오나르도 등 유럽 주요 방산기업 6곳이 투자 가능 대상에 다시 포함됐다.

이외에도 핀란드 연금기금인 일마리넨은 나토 회원국이 무기를 다루는 방산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ESG 정책을 변경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생화학 무기를 제외한 무기와 방산 기업에 GP들이 투자를 검토할 수 있다. 기존에는 논란이 되는 무기에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기업이라면 투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순수 방산 업체뿐 아니라 기술 기업, 항공사도 배제됐다.

LP들이 방산 투자에 대한 시각을 바꾼 계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있다. 전쟁에서 드론과 위성통신 등 민간 기술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기술 혁신의 중요성이 커졌다. 과거와 같은 이분법적인 정책이 아닌 세밀한 접근 방식이 필요해진 셈이다. 실제로 원격 탐사, 통신 기술을 지닌 기업이 국방·안보 분야 기업과 연계해 혁신 기술을 내놓는 등 방산 기술이 무기 자체에만 집중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방산 투자는 민간과 국방 분야에 모두 적용 가능한 ‘듀얼 유즈(dual-use)’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며 “기존의 기준으로는 투자할 수 있는 영역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미 민간 주도로 방산 기술 혁신이 탄생하고 생태계도 조성된 만큼 LP들이 필연적으로 관점을 바꿔야 할 시점이라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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