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극 못 좁힌 공화·민주, 14번째 부결
미 정치 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전일 미 상원 본회의에서 공화당이 발의한 14번째 임시예산안(CR)은 찬성 54표, 반대 44표로 부결됐다. 상원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는 찬성 60표가 필요하다. 양당 간 일부 합의 움직임도 포착됐지만 표결 결과는 기존과 달라지지 않았다. 캐서린 코르테스 매스토(민주·네바다), 존 페터먼(민주·펜실베이니아), 앵거스 킹(무소속·메인) 상원의원이 공화당과 뜻을 함께 했고, 랜드 폴(공화·켄터키) 상원의원은 이번에도 지출 법안에 반대하며 공화당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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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튠(사우스다코타)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상원 본회의 연설에서 “민주당은 완강하다”며 “노동자를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정당치고는 이번 셧다운 동안 민주당이 노동자들의 고통에 얼마나 무심한지 놀랍다”고 비판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가 백악관 화장실 리모델링 자랑이나 하고 있을 때 미국인들은 내년 의료비를 감당할 수 있을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1주일 더 지속시 15.9조원 손실”
셧다운 장기화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셧다운으로 약 4200만 명이 혜택을 받는 ‘보충 영양 지원 프로그램’(SNAP) 자금이 고갈돼 가구당 평균 월 180달러(약 26만원)의 지원이 중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SNAP를 부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자금이 배분되기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저소득층 아동 대상 교육프로그램인 ‘헤드 스타트(Head Start)도 이달 1일부터 예산이 끊기면서 일부 시설이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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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만약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모든 공역을 닫을 것”이라며 “사람들의 항공편 이동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셧다운이 추가로 일주일 더 지속될 경우 미국 경제에 110억달러(약 15조 9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정부 통계가 중단되면서 중앙은행인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고용과 경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강경한 트럼프 “핵옵션으로 통과시켜야”
이번 셧다운은 1981년 이후 15번째로, 최장기일뿐만 아니라 양상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로이터는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하원은 9월 19일부터 휴회 중이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워싱턴을 자주 비웠다”고 지적했다. 셧다운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휴전 합의, 아시아 순방 등을 진행하며 외교 현안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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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공화당(50%)과 민주당(43%) 모두가 셧다운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ABC뉴스는 이제 다음으로 주목되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셧다운 사태를 끝내기 위해 얼마나 직접적으로 개입할 것이냐 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과 관련해 “민주당에 협박 당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가 필리버스터를 종결(핵옵션 가동)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중간선거도, 다음 대선도 이길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며 핵옵션을 통해 예산안을 통과시킬 것을 공화당에 촉구했다. 핵 옵션을 사용하면 상원 의사규칙을 한시적으로 개정해 단순 과반(51표)으로 법안 통과가 가능해질 수 있다.
전날 치러진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의 주지사 선거에서 반(反)트럼프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이 승리한 점은 변수다. 셧다운 사태 해결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민주당 지도부와 다시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