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나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후보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나 정부가 기존에 내놓은 정책과 코멘트를 되풀이할 뿐이었고, 전시작전권 환수나 한미 동맹,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등에 대해선 개인적 의견은 내놓지 못했다. “제가 감히 대통령님의 정책이나 발언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느냐”는 답이 고작이었다.
정작 아쉬운 건, 문제있는 후보자들에 관심이 집중된 탓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같이 모처럼 전문성과 의지를 갖춘 적임자를 선임한 인사조차 묻혀 버렸다는 점이다. 지명 직후부터 제1야당 소속인 김성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찾아 중기부 현안을 논의하고, 벤처 스타트업계를 직접 찾아 그들의 고충을 경청하는 행보를 보였던 이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소신 있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이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규제개혁부 장관’이라는 마음으로 불합리한 규제를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했고, 청문회장에서도 획일적 주52시간 근로에 대한 개선은 물론이고 포괄임금제에 대한 무조건적 금지나 제한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증시 부양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도 중소 벤처기업들의 성장자금 조달이나 회수 창구로 작동하는 코스닥시장의 고사를 방치하거나 부추긴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현 정부 정책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 결이 달라도 기업과 산업계의 애로와 고충을 해결하겠다는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는 국무위원이 드문 현 정부에서 이 후보자의 존재감은 돋보인다. 특히 그는 “할 말은 하는 장관, 목소리를 내는 장관이 되겠다”고 했고, “국무회의 안건 중에도 제 신념과 다른 내용이 있다면 주변 국무위원들을 설득하고 대통령도 설득할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이 후보자는 그동안 여당 내에서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굽히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던 인물이다. 지난해 부자 감세라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확대에 신중했던 정부·여당에 확대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고, 올해에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본회의 표결 당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당 내에서 드물게 기권하는 강단을 보인 바 있다.
이 대통령의 반복된 인사 실패를 두고 “대통령 주변 인력 풀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인재가 부족한 게 아니라, 가지고 있는 인재 풀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게 문제다. 원내 의원 한 명이 줄어드는 한이 있어도,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 얘기해 대통령을 다소 불편하게 하더라도 반드시 적임자를 쓰겠다는 국정 최우선 의지가 부족한 게 문제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주로 국무위원들과 토론 끝에 의사결정을 내렸다. 그 과정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고 큰 소리를 내기 일쑤였지만, 노 대통령은 나중에 장관에게 따로 연락해 “다시 생각해보니 당신 얘기가 맞는 것 같다”며 결정을 되돌리기도 했다. 물론 애초에 제대로 고르는 것이 먼저지만, 누구를 기용하느냐보다 대통령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의견을 얘기할 수 있도록 그 인재를 활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제2의 이소영은 좌든, 우든 어디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