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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정적자·AI 투자가 자극…日, 금리인상·물가가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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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8.18 19: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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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0년물 5.31%, 19년 만에 최고…국채·AI 회사채가 투자자금 경쟁
외국인 국채 보유도 감소…日 금리 30년 만에 최고, 엔캐리 청산 우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뉴욕=성주원 특파원]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의 움직임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미국 장기금리는 경기지표 둔화 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장기 금리 하락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경기 둔화 신호에도 장기금리가 오르고 있다. 이는 ‘경기가 식으면 금리도 내린다’는 오랜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일본도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더해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금리 상승을 자극하면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17일(현지시간) 5.31%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고용이 줄고 소매 판매도 1년여 만에 최대폭 감소한 터라 이례적이다. 통상 경기 둔화는 국채금리를 끌어내린다. 미국 장기금리를 밀어 올리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막대한 채권 공급이다. 미 연방정부의 연간 재정적자는 2조 달러(약 2835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를 메우기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여기에 AI가 새로운 자금 수요처로 등장했다. 통상 정부가 국채를 대거 발행하면 시중 자금을 흡수해 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구축(몰아내기) 효과’가 나타나지만, 지금은 빅테크가 정부와 같은 투자자 자금을 놓고 경쟁하면서 다른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과 미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새로운 구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회사채와 국채의 금리 차이는 투자자금 이동을 유도하고 있다. 알파벳이 최근 발행한 30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약 6.4%로 같은 만기 미 국채보다 1.15%포인트 높았다. 지난달 메타와 연계한 데이터센터 채권 금리는 7.5%를 웃돌았다. 투자자로서는 국채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회사채 비중을 늘릴 유인이 생긴다. 이는 경기 둔화나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만으로 장기금리가 빠르게 내려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이런 자금 경쟁은 장기화할 수 있다. JP모건은 2030년까지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5조 5000억 달러(약 776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빅테크가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면 장기채 공급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미 회사채 순공급이 같은 기간 4740억 달러(약 672조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금리 상승은 트럼프 행정부에도 부담이다. 국채 이자비용을 높일 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과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끌어올려 경기 둔화 압력을 키울 수 있다. 결국 연준이 금리를 내려도 재정과 공급 요인이 장기금리의 하락을 제한하는 ‘통화정책과 장기금리의 디커플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회사채 발행 급증과 주택저당증권(MBS) 공급 증가가 올해 미 국채 10년물 금리를 약 0.3%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안슐 프라단 바클레이스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장기채 시장이 안정을 찾으려면 예상보다 나아진 재정 상황과 AI 관련 회사채 발행 속도 둔화,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 전략 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수요도 변수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6월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액은 9조 2990억 달러(약 1경 3120조원)로 한 달 전보다 721억 달러 감소했다. 단기간의 움직임만으로 구조적 이탈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재정 부담 확대와 장기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해외 투자자의 수요 변화도 시장이 주목하는 요인이 됐다. 일본도 비슷한 흐름이다. 18일 도쿄 채권시장에서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945%까지 올라 1996년 9월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국채 가격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즉 투자자들이 일본 국채를 내다 팔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발 글로벌 금리 상승과 중동발 인플레이션 우려에 더해 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일본 국채 매도 압력을 키웠다.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어진다면 일본의 장기금리가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 금리 상승은 한국 금융시장에도 부담이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그동안 저금리 엔화를 빌려 미국 등 해외 자산에 투자했던 엔캐리 트레이드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자금 회수가 빨라질 수 있다. 실제 2024년 7월 31일 BOJ가 금리를 올린 뒤 엔화가 강세로 전환했고, 8월 5일에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코스피가 하루 8.77% 급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특히 현재는 일본과 미국의 금리 상승이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미 장기금리 상승은 달러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과 원화 약세를 압박하고, 일본 금리 상승은 엔캐리 자금의 회귀 가능성을 높인다. 미국·일본 장기금리가 동시에 움직이면 한국 증시는 외국인 자금 이탈과 환율 변동성이라는 이중 충격에 노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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