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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보고에서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김 위원장의 속내를 국내외 취재진에게 공개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이는 보다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하고 경제발전에 주력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간접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의 빠른 진행을 위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본인의 비핵화 진정성을 전달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중재해달라는 요청이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미국이 이같은 북한의 의지와 입장을 역지사지해가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것을 희망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간 대화가 재개될 여건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비공개 메시지를 전달해 설득에 성공하면 북미대화 재개→2차 북미정상회담→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4자의 종전선언이라는 비핵화 드라마의 마침표를 찍는 상황도 예상해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방북성과와 관련, “김정은 위원장과 여러 차례 만나 긴 시간 많은 대화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남북관계를 크게 진전시키고 두 정상간의 신뢰구축에도 큰 도움이 된 방문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과 백두산 천지를 방문하는 것을 2박 3일 방북 일정의 대미를 장식했다. 트래킹 애호가인 문 대통령의 오랜 숙원이 이뤄진 것이다. 18일과 19일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9월 평양공동선언’이라는 옥동자를 배출한 만큼 홀가분하게 친교활동을 수행했다. 남북한 8000만 겨레의 가슴에 길이 남을 명장면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 함께 올라 손을 굳게 맞잡고 활짝 웃었다. 사실상 한반도 평화를 다지고 남북화해와 평화번영의 주춧돌을 놓은 남북정상의 화려한 대관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