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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승부처는 ‘클린 데이터’…로봇 경쟁 판 바뀐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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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빈 기자I 2026.05.06 12:38:11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설립자 겸 CTO 인터뷰
'클린한 물리 데이터'가 로봇의 뇌와 몸 결정
AI가 디지털 넘어 물리 세계로 확장
정밀한 액추에이터와 데이터 정제 기술 중요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로봇의 가치는 앞으로 얼마나 일을 잘하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좋은 데이터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설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로봇 산업의 본질이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로봇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거나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장비로 인식됐지만, 앞으로는 현실 세계의 물리 데이터를 수집·축적하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젤로보틱스는 사람이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2017년 공 교수와 나동욱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공동 창업했다.

이 회사는 보행 재활 치료용 ‘엔젤메디’, 일상 보행 보조 장치 ‘엔젤슈트’, 산업 현장 근로자의 신체 부담을 줄이는 ‘엔젤기어’ 등을 개발해왔다. 사람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필요한 힘을 보조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현재는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산업안전과 국방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4년 3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공 CTO는 웨어러블 로봇 분야를 대표하는 연구자로, 서강대에서 기계공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뒤 UC 버클리에서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서강대 교수를 거쳐 현재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엔젤로보틱스에서 보행 보조 및 재활 로봇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설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신영빈 기자)
공경철 CTO는 피지컬 AI를 “AI의 다음 단계이자 실세계 데이터 확보 경쟁”으로 규정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생성형 AI 경쟁이 텍스트·이미지·영상 데이터에 기반해 왔다면, 앞으로는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힘과 동작 데이터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 CTO는 “텍스트와 영상 데이터는 이미 충분히 축적됐지만, 물리 데이터는 아직 부족하다”며 “결국 경쟁력은 누가 더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현재 AI는 언어와 시각 정보 처리에서는 빠르게 발전했지만, 물리 세계와의 상호작용 능력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는 진단이다. 예를 들어 대규모언어모델(LLM)은 인간 수준의 대화와 추론이 가능하지만, 물체를 어떻게 잡고 어느 정도 힘을 써야 하는지, 미끄러짐을 어떻게 제어할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로봇을 평가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로봇이 현장에서 생성하는 데이터 자체가 새로운 가치가 된다는 것이다.

공 CTO는 “로봇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진화할 것”이라며 “좋은 데이터가 더 똑똑한 로봇을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는 VLA(비전-언어-행동) 모델과 강화학습, 모방학습 등이 꼽힌다. VLA는 시각 정보와 언어 명령, 행동을 연결하는 모델로, 사람이 “컵을 집어 테이블 위에 올려달라”고 지시하면 로봇이 이를 인식하고 실제 행동으로 수행하는 방식이다.

엔젤로보틱스 웨어러블 로봇 '엔젤메디' (사진=엔젤로보틱스)
공경철 CTO는 이 같은 변화를 “AI가 디지털 공간을 넘어 물리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사람의 동작에서 발생하는 힘, 관절 움직임, 접촉 반응 등을 데이터로 축적해야 로봇이 단순 재현을 넘어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는 ‘일반화된 행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핵심 과제는 ‘클린한 물리 데이터’ 확보다. 텍스트나 이미지와 달리 물리 데이터는 센서, 액추에이터, 환경 변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진동, 마찰, 오차, 제어 지연 등 노이즈가 섞이기 쉽다. 이 때문에 데이터를 어떻게 정제하고 해석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하드웨어의 중요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AI 모델이 고도화되더라도 실제 구현은 결국 로봇의 몸체와 센서, 구동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액추에이터는 정밀한 힘 제어와 빠른 반응, 내구성까지 요구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공 CTO는 “피지컬 AI는 소프트웨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하드웨어와 데이터가 결합된 영역”이라며 “좋은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결국 좋은 하드웨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요소로 액추에이터, 데이터, 컴퓨팅을 제시하며, 이들 기반 기술은 플랫폼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스타트업이 모든 요소를 자체 구축하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과도하게 들기 때문이다. 공통 기술은 공유하고, 각 기업은 응용 영역에 집중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로봇 투자 확대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아직 시장 규모 대비 투자 규모가 크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는 단기 수익보다 ‘데이터 선점’을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해석이다.

공 CTO는 “피지컬 AI 경쟁의 본질은 결국 현실 세계 데이터를 누가 더 잘 확보하고 활용하느냐에 있다”며 “로봇은 그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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