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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잃고 외양간 고쳐선 안된다. 5년 앞을 내다보는 사업이 아니라 100년을 내다보고 해야 하는 사업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지하 대심도 개발기술의 안전 확보와 관련해 열린 공개 기술토론회가 GTX-A노선의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개회하지 못한 채 파행으로 막을 내렸다.
국토교통부는 31일 오후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중회의실에서 산·학·연이 참여하는 기술토론회를 개최했지만 시작 10여분만에 GTX-A노선 계획에 불만을 품은 지역민들의 단체행동으로 토론회를 열지 못한 채 1시간여에 걸쳐 고성이 오갔고 주최 측은 토론회 종료를 선언했다.
이날 토론회 진행을 막아선 이들은 대부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민들이다. GTX-A노선이 당초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당시에는 압구정동을 통과했지만 예타 이후 기본계획에는 청담동을 지나는 걸로 갑자기 바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날 참석한 한 주민은 “노선이 변경되면서 기존보다 길이가 250m 늘어나는데 공사기간과 공사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더 기가 막힌 건 ‘압구정 현대아파트 통과로 사유지 저촉이 다수 발생해 집단 민원이 우려된다’는 국토교통부의 변경 사유”라고 말했다.
단상을 점거한 주민들은 마이크를 잡고 GTX-A노선의 노선 변경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호소했다. 청담동 주택밀집지역의 약한 지반과 이해할 수 없는 노선 변경 사유, 지하수 유입에 따른 지반침하 및 싱크홀 발생 등을 우려했다.
또다른 주민은 “청담동은 암질치수가 나쁜 편마암 지역인데다 지하수 수위가 높아 터널 굴착시 고수압 지하수가 유입될 우려가 크다”며 “지반침하가 우려되고 상부 건물에 균열 등 치명적인 영향을 줘 제2 상도유치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심도 건설기술이 그렇게 안전하다면 지금이라도 공사비를 절감하고 열차 운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최단거리 직선노선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한다”며 “하루 250번 열차가 집 밑으로 왔다갔다 하는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