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둔 中 베이징]
미국대사관 인접한 특급호텔, 대형 차양막 설치·주변 도로 통제
톈탄공원 전체 13~14일 이틀간 폐쇄, 대형 세단·버스 등 들어가
미·중 정상 이틀간 6차례 만나, 베이징 곳곳 보안 각별히 신경써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중을 앞둔 1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시내 량마허에 위치한 미국대사관 앞은 여느 때와 달리 늘어난 경비 인력으로 삼엄한 분위기였다.
 | | 13일 중국 베이징의 미국대사관 인근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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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엔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의 대사관이 몰렸는데 도로 입구와 각각 지점마다 사복 차림의 경찰과 공안들이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다. 건너편에서 대사관 입구를 촬영하려고 스마트폰을 꺼내니 멀리 있던 공안이 “거기 사진 찍지 말라”고 소리치며 제지했다. 미국대사관 맞은편에는 한 무리의 중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이들은 미국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인터뷰를 하는 자들을 기다리는 가족, 지인 또는 학원 관계자 등이다.
지인의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다는 한 중국인 여성은 “일상적으로 미국대사관 쪽에는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오늘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온다던데”라고 말하니 그는 짐짓 놀라며 “그런가? 그건 몰랐다”고 답했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중 기간 중 묵을 것으로 예상되는 베이징 내 특급호텔 입구에 대형 가림막이 설치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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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묵을 것으로 예상하는 특급호텔의 보안 수준은 이보다 더 엄격했다. 호텔 입구에는 탑승자가 타고 내릴 것에 대비한 대형 가림막이 설치된 상태였다. 지하철역부터 호텔까지 이어지는 약 600m의 인도 한편은 모두 바리케이드를 세워 통제하고 있었다. 호텔 쪽으로 이동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이유를 묻고 신분증과 여권 등을 확인했다. 입구를 막고 있는 공안에 “지나갈 수 없느냐”고 묻자 “건너편 도로로 돌아서 이동하라”고 했다.
호텔의 위치는 미국대사관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박 장소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미국대사관과의 거리, 현재 보안 상태 등을 볼 때 이곳에 묵을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보통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내빈은 댜오위타이(조어대)에 묵지만 미국 대통령은 통상 해외 방문 시 보안 등을 이유로 자국 소유 호텔을 이용하는 때도 잦다”며 “해당 호텔 역시 캐나다에 본사가 있는 북미 계열이다”고 설명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댜오위타이에 묵을 가능성도 있다. 댜오위타이는 198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조지 부시 대통령 등도 숙박했던 장소로 의미가 깊다. 미국대사관과 인근 호텔을 떠나오는 14일 미·중 정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정된 톈탄공원(천단공원)을 갔다. 가는 도중 시내 곳곳은 바리케이드로 통제하고 있었다. 평소 배를 타거나 수영 등 물놀이를 즐기던 하천인 량마허도 통제해 관광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텐탄공원 정문은 ‘13일부터 14일까지 문을 닫는다’는 간판을 앞에 두고 폐쇄한 상태였다. 만약 표를 구매했다면 환불해주겠다는 공원 측 설명도 있었다. 중국 내 톈탄공원 온라인 표 판매처에서도 ‘15일부터 예약 가능’이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정문 주변엔 경찰차와 소방차들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대형 세단들과 장비를 실은 것으로 보이는 버스들이 줄을 서 입장하고 있었다. 정문 옆에는 보안 검색대도 마련됐다. 관광객들이 정문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는데 일부 사람들이 입구를 사진 찍으려 하자 경비 인력이 제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 | 미중 정상이 오는 14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 톈탄공원이 13일 통제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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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베이징에 도착해 이튿날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틀간 최소 6차례 일정을 함께 할 예정이다. 짧은 시간에 동선이 많은 만큼 보안에 신경 쓰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임박한 최근에는 가상사설망(VPN) 접속이 장애를 빚는 사례도 속출했다. 중국에선 유튜브,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 등 해외 앱 서비스가 제한된 탓에 VPN을 이용하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미·중 정상 회담을 앞두고 베이징 내 보안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러한 서비스들도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베이징에서는 5월부터 드론의 판매·반입이 전면 금지됐다. 베이징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 3월 베이징 전역을 드론 통제 공역으로 지정해 사실상 드론 비행을 금지했는데 여기에 판매·반입도 제한하면서 항공 보안을 한층 강화했다.
 | | 13일 중국 베이징 미국대사관 앞에 경찰차 등이 대기 중이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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