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법무보호복지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출소자 재범방지를 위한 법무보호사업의 현황과 개선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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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한국법무보호복지학회 상임이사(법학박사)는 이날 ‘출소자 재범방지를 위한 법무보호사업의 개선안’ 주제 발표에서 “최근 10년간 출소자 재복역률은 20%대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으나, 복역기간 2년 미만자가 재범으로 수용되는 비율은 평균 40%대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출소자들은 출소 이후 주거 불안정과 취업 기회 부족, 가족관계 단절, 사회적 낙인 등 다양한 현실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며,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다시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법무보호사업의 한계로 지원의 한정성, 지역적 편차, 사후관리 미흡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공단의 법무보호사업은 출소자에게 주거·생계·취업·심리상담 등을 지원하지만, 여전히 지원의 한정성과 지역 편차, 사후관리 미흡 등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영국, 미국, 일본의 갱생보호 사례를 소개하며 민간 참여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국은 교정청과 보호관찰국을 통합해 범죄자 관리청(NOMS)을 설치하고 출소 전후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며 “미국은 민간이 운영하는 사회복귀주거센터(RRC)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하고, 일본은 협력 고용주 제도를 통해 민간기업에 세제 혜택을 줌으로써 출소자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단, 직접 제공자서 연계·조정 플랫폼으로”
‘AI 기반 통합 플랫폼을 통한 재범방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조지웅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울산지부 주임은 AI 기반 통합 플랫폼 ‘RE:BORN(리본) 모델’을 제안했다.
조 주임은 “보호관찰이 부과되지 않았거나 종료된 출소자는 법적 감독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공적 지원 체계도 동시에 중단되기 때문에 회복 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며 “이러한 보호관찰 공백집단은 지원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공단은 사업 단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한 사람의 회복 과정을 여러 담당자가 나누어 담당하는 형태가 발생한다”며 “대상자는 ‘연속적으로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감각을 형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주임이 제안한 RE:BORN 모델은 대상자와 담당자의 1대 1 관계를 기반으로 ‘조기 인지→맞춤 연계→지속 돌봄’의 3단계로 구성된다.
그는 “RE:BORN 모델은 대상자와 담당자가 1대 1로 연결되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담당자가 수집한 정보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대상자에게 필요한 지원 우선순위와 개입 전략을 도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단은 직접 해결자가 아니라 연결자로 작동한다”며 “상담 결과와 AI 분석을 바탕으로 지역 내 복지기관, 정신건강복지센터, 고용센터 등과 연계해 대상자가 지역사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지지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조 주임은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5개 광역시에서 우선 시범사업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공단법 독립 제정·민간 참여 세제혜택 필요”
이수호 박사는 개선 방안으로 △공단 역량 강화를 위한 인적·재정적 지원과 함께 ‘법무보호복지공단법’ 독립 제정 △출소자 주거지원 시설 확충과 민간기업 참여 직업훈련 프로그램 확대 △출소예정자 사전상담 확대와 교정시설-공단 협력체계 강화 △출소자에 대한 지역사회 낙인 완화를 위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제시했다.
토론자인 김학진 국민대 정보와 법 연구소 연구교수는 “발표문의 재복역률 표에서 연령별로는 ‘20세 미만’, 출소죄명으로는 ‘마약류 재복역’이 높은 비율로 기록되어 있다”며 “이들 수치가 유의미한 것인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도 재복역률 문제를 이해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보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하이브리드위협연구센터장은 토론문에서 “영국과 미국 등 AI 기술 선도국들은 재범 위험성 예측에 AI 알고리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영국 더람 경찰의 HART, 미국의 PSA·COMPAS 등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박 센터장은 “RE:BORN 모델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출소자별 상이한 재범 위험성과 재범 예측 가능성을 반영한 회복 프로그램 설계가 필요하다”며 “프로그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확보와 데이터 편향성 축소를 위한 방법이 고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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