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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 ‘수거대상’ 오른 차범근 “울컥…내 이름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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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원 기자I 2025.02.20 22:25:39

노상원 ‘체포 명단’ 접한 차범근 심경고백
“50년 전에도 비슷한 일…마음 불안해”
“난 축구 외에 관심과 욕심 없어” 강조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2·3 불법계엄’ 당시 작성된 수거(체포) 대상 명단에 자신이 포함된 것을 두고 “하마터면 여러분을 못 만날 뻔했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차범근 전 감독(오른쪽)이 20일 서울 종로구 HW컨벤션센터 크리스탈홀에서 열린 제37회 차범근축구상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은 12·3 비상계엄 당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한 내용을 기록한 메모. 사진=연합뉴스
20일 차 전 감독은 서울 종로구 H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축구 꿈나무와 지도자 22명에게 상을 수여했다.

그는 “시상식이 열리는 이날은 1년 중 가장 뜻 깊은 날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욱 울컥한 마음이다. 하마터면 여러분을 못 만날 뻔했다”고 밝혔다. 12·3 불법계엄 주도자 중 한 명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자신이 포함된 것을 에둘러 표현 한 것이다.

이어 “나는 축구가 아닌 다른 일이나 가치에 대해서는 관심이나 욕심이 없다. 아는 것도 많지 않다”며 “차범근 축구상을 멋지게 발전시킨 차세찌 풋웍 대표를 칭찬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칭찬을 한 번도 못 했는데, 수고했다는 말도 못 하고 헤어질 뻔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차 전 감독은 과거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 이번 사건이 더욱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50년 전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 다 지나간 일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또 그 일이 일어났다. 믿기지 않는다”며 “내란사태와 관련된 재판 등이 아직 끝나지 않아 마음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체포명단에 포함된 충격으로 차 전 감독은 그의 큰아들 차두리 감독의 프로 데뷔전 관전도 미뤄야 했다.

차두리 감독은 화성FC 초대 감독으로 선임돼 성남FC와 K리그2 원정 경기를 통해 데뷔전을 치른다. 그러나 차 전 감독은 “안정되지 않은 마음 상태로 인해 경기를 보러 갈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은 섭섭할 수 있지만 사태 정리가 안 돼 여러모로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차 전 감독은 아이들과 함께 축구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그는 “평화, 사랑, 행복 등 이런 말들이 내 삶에 채워지는 노년을 보내고 싶다”며 아이들과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앞서 지난 14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주요 인사 500여명의 명단이 ‘수거 대상’으로 기재돼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명단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방송인 김어준씨 등과 함께 차 전 감독도 포함돼 있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메모에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불러줬다는 정치인 ‘체포 명단’이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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